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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8-21 01:3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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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내일N 박효영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당내외 퇴진 압박을 재차 일축하고 독자 노선과 비전을 발표했다.


손 대표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손학규 선언’을 공개했다.


손 대표는 스스로를 대통령 빼고 안 해본 것이 없는 원로 정치인으로 규정하면서 “더 이상 자리에 대한 욕심은 없다. 다만 한 가지 남은 꿈이 있다면 대한민국 정치의 구조를 바꿔서 누가 들어서더라도 국정을 제대로 운영해서 국민이 함께 잘 사는 나라를 이끌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 손학규 대표는 손학규 선언을 발표함으로써 돌파구를 던졌으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진=박효영 기자>


손학규 선언은 거대 양당 위주의 대결 정치체제를 종식시키는 제도화를 이루고 제3지대 중도의 길을 가겠다는 방법론으로 크게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분권형 개헌 완수 △거국내각과 국가통합위원회 제안 △안철수와 유승민 포용 △빅텐트 △총선기획단과 인재개발위원회 설치 등으로 채워졌다.


이를테면 “이제 대통령제는 더 이상 우리나라를 발전시킬 수 없다”며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도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패권주의와 의회 무시, 거대 양당의 극한 대결은 계속되고 정치는 실종되고 있다. 대통령의 권한은 제왕적이었으나 대통령과 국회가 단절되면서 대통령은 아무런 능력도 발휘할 수 없게 됐다”는 진단 하에 “의회가 충분한 권한을 갖고 대통령과 국회가 협조해서 국정을 다스리는 것이다. 정당 간 협조와 연합으로 국정이 안정되고 원만하게 운영되는 제도를 만드는 게 나의 마지막 꿈”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손 대표는 “위중한 시기에 국가 분열의 주역(조국 전 민정수석)을 법무장관에 임명하면 대통령과 정부가 국가의 위기를 극복할 동력을 잃게 되는 것이 우려된다”며 “여당은 맹목적으로 청와대 편만 들고 제1야당(자유한국당)은 무조건적으로 여당을 반대하고 있다. 제1야당의 대표는 지금도 장외 투쟁을 선언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발언했다.


합의제 민주주의를 제도화시키는 데에 바른미래당이 주도할 수 있다는 근거로는 “바른미래당 외에도 제4당과 제5당도 필요하다. 그러나 제4당과 제5당은 극단의 이념 정당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오늘 우리나라에 있는 작은 정당들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바른미래당은 좌우의 이념적 차이를 극복하고 중도의 길로 우리 사회를 개혁하고자 하는 정당”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손 대표는 실제 문재인 정부에 대제안을 해서 수용된 사례로 △소득주도성장 비판 기조에 따른 경제 책임자 교체 실현 △최저임금 동결론에 따른 2020년 최저임금 인상 최소화 △일본의 경제 보복과 관련 반일 민족주의 감정을 지양하고 외교력을 회복하자는 주장에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유화적 대책 발표 △미세먼지 대책 수립을 위한 범국가적 대책기구 위원장으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제안과 현실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요구하기 위한 단식에 돌입하자 문 대통령이 임종석 전 비서실장 급파 후 끝내 5당 원내대표의 합의문 도출 등을 제시했다.


▲ 손 대표는 대결 정치체제를 종식시키기 위한 단계적 방법을 제시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손 대표는 세간에 떠도는 당대 당 통합은 절대 없다고 공언했다.


즉 “바른미래당이 한국당으로 보수대통합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하고 바른미래당이 민주평화당 또는 대안정치연대와 통합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손 대표는 유승민계 주도로 △최고위원회의 면전에서 맹비난을 들었고 △혁신위원회 위원들의 온갖 공격을 감내해야 했다. 4.3 재보궐 선거 이후 4개월째 퇴진 압박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손 대표는 “그동안 받아온 수모는 여러분이 다 보고 계신다. 어떤 분들은 그런 모욕을 어떻게 견디느냐고 동정해주시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무슨 욕심에 그 자리를 그렇게 탐하느냐고 비난의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참을 인(忍)자를 아침마다 세 번씩 가슴에 담고 집을 나선다. 나라를 위해서 한 번, 당을 위해서 한 번, 나 자신을 위해서 한 번”이라며 “대한민국 정치의 희망을 바른미래당에서 보기 때문에 오늘 겪는 온갖 모욕과 치욕을 참을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와 안보 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손 대표는 “경제민주화는 오래된 우리의 가치이지만 지금은 경기가 쇠퇴하고 국제적인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인 것”이라며 “외교안보 특히 대북 관계에서도 우리 사정에 맞는 정책을 취해야 한다. 지금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적극 지지하지만 여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안보를 소홀히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적절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국내각과 관련 손 대표는 실현 가능성과 관계없이 “국회가 꽉 막혀있는데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 국무총리를 경질할 때가 되면 야당과도 협의해서 총리와 주요 장관을 임명하는 절차를 실행해달라. (김대중 대통령의 정적 포용 사례처럼) 문 대통령께서도 이러한 지혜를 배워 야당까지 끌어안는 정치를 해달라”며 “거국 내각과 함께 장관 인사 등 주요 국사를 위해서는 야당을 포함한 국가 원로로 구성된 가칭 국가통합위원회를 만들어서 국론을 수렴하고 통합하는 방안도 고려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에게 “이제 우리 그만 싸우고 화합하자”며 “함께 가자. 이제 싸우지 말고 함께 승리의 길로 나아가자”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내가 나서서 안철수와 유승민을 끌어들이겠다. 딴 데 갈 생각은 아예 버리시라. 더 이상은 당의 기강이 해이해져서는 안 된다. 당의 화합은 화합대로 챙기고 기강은 기강대로 확실히 잡겠다. 여기 바른미래당이 블루오션이다. 손학규와 안철수·유승민이 함께 화합해서 앞장서면 다음 총선은 우리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손 대표는 총선 준비를 위해 다양한 공약을 발표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빅텐트는 이런 거다.


손 대표는 △2000년 진보적 자유주의의 길 △2010년 잘 사는 나라 △2011년 보편적 복지 △2012년 저녁이 있는 삶 △2016년 7공화국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시대적 담론을 제시해왔다고 강조했는데 이제 다시 “새판짜기에 들어갈 것”이라며 “바른미래당이 중심에 서는 빅텐트를 준비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그 첫 걸음이고 국정의 원활한 수행을 위한 개헌을 추진할 것이다. 독일과 같은 총리중심제가 바람직하겠지만 대통령제에 익숙한 국민 정서를 감안해서 이원집정부제도 가능할 것이다. 대통령은 국민이 뽑고 총리는 의회가 선출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외교와 국방을 담당하고 국무총리가 나머지 국정을 돌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8개월 남은 총선 준비와 관련 손 대표는 구체적으로 “총선기획단을 꾸리고 인재개발위원회를 가동하겠다”며 △여성과 만 50세 이하 청년들로 50% 이상 공천 △비례대표 상향식 공천 △100% 국민 참여 공천 △온라인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 도입 △블록체인으로 공천 관리 등을 약속했다.


단식까지 감행하며 손 대표와 대척점에 섰던 권성주 전 대변인(전 혁신위원)은 손학규 선언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마차를 몰던 선수가 F1 경기장에서 옛 이야기 보따리로 핏대를 세운다. 스스로 미화된 기억들을 풀어놓는 선수는 비공감의 감탄만 연발하고 그를 지켜보는 청중과 팀원들은 비호감에 한탄만 가득하다”며 “옛 선수께서는 나라를 위한다. 당을 위한다. 참을 忍을 하루 세 번 읊을 것이 아니라 거울을 세 번 보고 환상과 착각에서 깨어나셔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를 위해 시작했던 꾸밈들, 꾸밈을 덮기 위한 또 다른 꾸밈들, 그 걷잡을 수 없는 꾸밈들 속에 빠져 어느새 그것이 진실인 마냥 착각하고 계신 것은 아닌지. 거울을 세 번 보시길 마지막으로 부탁드린다. 오늘 발표한 내용을 보니 혁신위 공개 검증에 설 자신이 왜 없으셨는지 잘 알겠다”고 꼬집었다.


▲ 권성주 전 대변인은 손 대표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다음은 손 대표와 기자들의 일문일답이다.


Q: 지지율이 지지부진한데 손학규 선언 발표 이후 높아질 것이라고 보는가?

A: 나는 우리 당이 화합만 하면 당장 10%로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참으로 국민들에게 감사한 것이 이렇게 찢어지고 분열하고 내홍을 겪음에도 5~6% 내지 지지율을 보여주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바른미래당이 갖고 있는 내재적인 역량을 활성화시키면 금방 15~20%로 올라갈 수 있다. 화합이 문제다.


Q: 제3지대 빅텐트론에 대해 좀 더 설명해달라.

A: 바른미래당은 워낙 좌우 영호남과 보수진보가 합쳐서 만든 당이라 3지대의 원형이 될 수밖에 없다. 우선 바른미래당으로 자강해서 자신을 지키면서 힘을 키워나가면서 제3지대 중도 개혁과 통합에 동조하는 모든 정치 세력, 개혁 보수도 좋고 합리적 진보도 좋다. 함께 모여서 지금 총선에서 예상되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실망 한국당에 대한 절망 이것으로 넓어진 중간지대를 우리가 제대로 건설하자는 것이다.


Q: 안철수, 유승민과는 물밑 소통이 있었나?

A: 물론 교류가 없었다. 교류를 시도했지만 답이 없다. 이제부터 나부터 적극 나서서 모든 채널을 동원해서 소통할 것이고 협조를 이끌어 낼 것이다.


Q: 유승민 전 대표가 분명 의원 워크숍에서 탈 지역 정당을 내세우면서 개혁보수 단일 노선을 주장했는데?

A: 우리가 호남을 배제하고 제3지대를 구성할 수가 없다. 호남은 우리 민주주의의 소중한 자원이고 이들을 안는 것은 중도 개혁 세력의 중요한 중심이 될 것이다. 유 대표와 계속 대화를 나누고 함께 하겠다.


Q: 거국내각의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지 않나?

A: 우리나라는 정치권이 싸움만 한다. 모든 것이 찬성 아니면 반대 극과 극의 대결 뿐이다. 이걸 극복하기 위해서 실현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지만 마음을 모아서 문재인 대통령께 건의하는 것이다. 우리 바른미래당은 문재인 정부에 끊임없이 비판을 하면서도 새로운 제안을 몇 가지 내놨는데 그중에서 중요한 몇 가지를 받아들였다. 앞으로 우리나라 정치의 미래를 보면 이렇게 대통령이 국회와 대화를 하지 않고 단절된 상태에서 야당도 어렵지만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래서 내가 제7공화국의 정치구조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전에라도 문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의 모습과 같이 반대하는 다른 당의 인사들을 중용할 때 이때 정치가 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현 가능성이 없지 않다. 대통령이 생각을 바꿔달라고 건의하는 것이다. 바른미래당이 민주당과 연합정치를 하겠다는 이런 차원이 아니다. 한국당과 연정을 하고 깊이 있게 토론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정치를 만들어달라 이런 이야기다.


Q: 민주평화당 탈당파인 대안정치연대와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건가?

A: 물론 같은 지역 출신에 오랜 국회의원 경력을 갖고 있어서 잘 아는 분들이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있을 수 있고 또 그렇게 알고 있고 그러나 지금 우리 당 국회의원들이 대안정치연대 쪽으로 탈당해서 합류한다든지 지금 당장... 지금 당장이라는 말은 빼겠다. 대안정치 물론 그쪽이 당은 아니지만 통합을 논의한다는 것은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다.


Q: 당의 기강을 잡겠다고 했는데 무슨 의미인가?

A: 일반적인 이야기다. 지금 당의 기강이 너무 무너져있다. 기강을 잡아야 하는 것은 당대표로서의 책임이자 책무다. (당내 노선 투쟁을 허용하지 않다는 것인지) 모든 것을 다 함께 보면 된다.


Q: 다들 제3지대를 말하고 있는데 바른미래당 중심의 제3지대는 차별화가 되는가?

A: 바른미래당이 제3지대의 중심으로 이미 출발해 있다. 잠재력도 크다. 제 위치를 잘 지키고 새로운 혁신을 해나갈 때 제3지대에서 범개혁 세력이 합쳐지는 과정이 될 것이다. 대안정치 쪽에서도 개혁에 동조하고 대한민국 미래에 함께 고민하고 협조할 분들이라면 거부할 일은 없지만 당대 당 통합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Q: 당장 최고위원회의가 정상화되지 않았는데?

A: 최고위회의가 정상화되지 않고 있지만 최고위원들도 당무에 협조하고 함께 참여해야 한다.


Q: 혁신위원회로 갈등이 컸는데 새로운 혁신 기구를 만들 생각은 없는가?

A: 혁신위 파행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겠다. 거기에 대해서는 대답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 당을 새롭게 해서 나갈 계획을 착실히 세워서 실행해나가겠다. 선거 체제로 돌입하는 것은 마땅한 이치다. 선거기획단을 만들어서 운영할 것이고 인재개발위원회도 열어서 새로운 인재를 적극 받아들이겠다.


Q: 지지율 10% 안 되면 사퇴한다고 하셨는데?

A: 우리가 당이 화합해서 지지율을 높이려는 노력을 해야하는데 지난 보궐 선거 그 이후로 혁신위 파행된 이후로 완전히 (유승민계가) 당을 분열시키고 끌어내리고 지도부를 끌어내리는 그런 역할만 해서 지지율이 올라갈 여지가 전혀 없었다. 거기에 대해서는 이제 앞으로 자강을 통해서 제3지대의 중심을 이루고 새로운 제3의 길을 추진해 나갈 때 지지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박효영 기자 edunalist@usn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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