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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8-05 11:15:57
  • 수정 2019-08-12 09: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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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내일N 박효영 기자】 김수민 정치 평론가(전 구미시의원)는 정당들이 거친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당들의 운명은 도미노처럼 엮여있다.


김 평론가는 7월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난 “민주평화당부터 우리공화당까지 뚜렷한 경계가 있어서 떡 자르듯이 그런 게 아니라 다들 맞물려서 요동치고 있는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보를 쌓았다. 자유한국당도 보를 쌓을 뻔했는데 우리공화당으로 요동치고 있다. 유심히 보면 유기적으로 요동치고 있다. 한쪽이 움직이면 한쪽이 맞물려간다. 결국 총선에서 어떻게 선이 그어지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 김수민 평론가는 정당들 간의 생존 문제는 상호 유기적이라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최근 평화당은 바른미래당 못지않은 내홍을 겪고 있다. 10인(김종회·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장정숙·정인화·천정배·최경환)의 대안정치연대가 정동영 대표의 당권파를 끌어내리려는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슈의 중심으로 부각되지 못했고 극심한 갈등조차 바른미래당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김 평론가는 “대부분의 국민은 평화당이 끝났다고 보고 있다. 선거제도 개혁도 (추진 동력이) 흔들리는 게, (득표율) 3%는 나와야 되는데 (지지율이) 3%도 안 나오고 (의원정수 300석으로 고정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시하기 위해) 지역구도 줄어든다. 평화당은 선거제도 개혁 자체를 못 하게 막거나 바른미래당과 합치거나 아직 민주당과의 관계가 완전히 결판이 안 난 것 같다”며 “분명 민주당 내에도 평화당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개별로 들어오는 것(손금주·이용호)은 거부당했지만 단체로 들어오면. 우원식 의원 같은 경우는 끌어들여야 한다고 했다. 드루킹 쪽(김동원씨)은 국민의당과 합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드루킹이 그때 추미애·최재성 의원을 비난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의당과 같이할 생각 있는데 두 사람은 반대한다고 했다. 감옥 가기 전에 그런 주장을 했다. 총선이 가까워져 오면 (평화당에서의) 탈당은 어렵다. 평화당의 인기가 호남에서 높으면 모르겠지만”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평론가는 “솔직히 평화당의 갈등은 뭐냐면 바른미래당과의 합당을 열어두고 싶은데 바른미래당이 결의문(5월 5일 21대 총선에 그 어느 당과도 통합이나 선거 연대를 추진하지 않고 바른미래당의 이름으로 출마)으로 닫아버렸다”며 “(그래서 평화당은) 우리 어떻게 되느냐. 민주당에서 받아주는 것도 아닌데. 말장난일 수도 있는데 평화당이 와해되면 누구는 무소속이나 대안정치연대 소속이 되면 바른미래당이 결의문을 위반하지 않고 이들을 흡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마디로 “평화당은 자기 파괴를 하는 것이다. 두 당의 당 대 당 합당은 막혀버렸기 때문에 자기들을 파괴해서 무소속 상태가 된 다음에 공천권이나 이런 걸 받으면서 흡수되는 그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게 안 되면 바른미래당 호남권 의원들(김동철·김관영·박주선·주승용)을 끌어들여서 바른미래당을 와해시키는 것”이라는 결론이다.


정 대표의 마음속 그림도 복잡하다.


김 평론가는 정 대표의 구상과 관련 “유승민·안철수가 빠져나가면 바른미래당과 합칠 것인지 아니면 거꾸로 이쪽(대안정치연대)을 빠져나오게 해서 합칠 건지 이걸로 머리가 복잡할 것 같다”며 “정 대표가 하의도 선언(7월 25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서 故 김대중 대통령의 뜻을 계승) 마지막에 보면 바른미래당, 정의당, 녹색당,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면서 연합한다는 얘기도 들어가 있다. 정 대표가 짜는 그림은 뭘까”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김 평론가는 “바른미래당과 합치는 것을 고려하고 있지 않을까”라며 “정 대표가 정의당에 갈 것이라고 보지 않지만 나는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본다. 평화당도 유성엽 원내대표는 (경제관에서) 거의 한국당 수준이다. 정동영·천정배는 민주당보다 더 왼쪽이다. 차라리 그러면 인생 막바지에 호남에 진보 정당의 근거지를 마련하는 주자로 가면 어떨까”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김 평론가는 “정 대표가 이념적 정체성을 따를 거냐 지역적 정체성을 따를 거냐인데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정 대표도 약간 끌려가듯이 갈 것이다. 옛날에도 그런 갈림길에 섰는데 지역 정체성을 따르는 쪽으로 가서 국민의당을 했다”고 정리했다.


바른미래당의 내홍은 너무나 오래된 일이라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 지겹다는 반응까지 나올 지경이다.


김 평론가는 “유승민계는 한국당 비박계가 다시 나오는 것을 노리는 것 같다. 그래서 유승민계의 생각은 호남 의원들을 털어 내는 것”이라며 “유승민 의원이 한국당에 다시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 본다. 그거는 본인의 신념이다. (한국당 비박근혜계인) 장제원·김성태를 보면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할 때도 그렇고 (한국당에서) 외로워 보였다. 김무성계도 포함될 수 있겠다”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김 평론가는 “지금 유 의원이 생각하는 바른미래당은 자기가 생각하는 것에 비해 왼쪽에 가 있다. 조금 오른쪽으로 가도록 손학규 대표부터 시작해서 쳐내는 것”이라며 “안철수 있는 바른정당 시즌 2 또는 한쪽(정 대표와 평화당)에서는 안철수 없는 국민의당이 된다”고 전망했다.


손 대표는 지난 7월 1일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의 극심한 갈등을 봉합하는 차원에서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최근 혁신위로 인해 갈등이 더욱 극심해지는 모양새다.


김 평론가는 “(유승민계 이혜훈 의원이 손학규계 혁신위원에게 손 대표 퇴진 안을 상정하라고 회유한 것은) 일부러 실패하려고 그런 것 같다”며 “계속 실패한 끝에 이래서 안 되어서 우리가 나가겠다. 그러면 한국당에 가야 하는데”라고 운을 뗐다.


이어 “(혁신안을 못 받도록 유승민계 혁신위원들이 센 제안을 일부러 한다면) 그럼으로써 손 대표의 임기는 늘어나게 된다. 혁신위가 제대로 가동 안 되면서 손학규는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임기가 계속된다. 안철수가 들어오기 전에 해결돼야 한다. 나는 바른미래당이 안 찢어질 것 같다. 결의문 내용대로 갈 것 같다. 아무와도 합당하지 않고 바른미래당으로 선거를 치를 것 같다”고 예측했다.


유승민계와 손학규계의 동상이몽에 대해서는 “바른미래당을 보면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이 문재인 정부에 조만간 큰일이 있으리라 판단하는 것 같다. 유승민계 입장에서 민주당 표는 무너져서 알아서 우리에게 오니까 지금 우리는 한국당 표를 노릴 때다. 이렇게 노리고 패스트트랙(선거제도 개편과 사법개혁 법안을 신속안건으로 지정한 4월 말 국회 상황) 때 반대한 것이다. 거꾸로 한국당도 대위기가 올 수 있다. 손 대표는 어차피 한국당의 표는 우리에게 온다고 보고 지금은 전략적으로 민주당 표를 가져와야 한다는 그런 인식의 차이가 있는 게 아닐까”라고 분석했다.


▲ 김 평론가는 바른미래당의 미래에 대해 계속 지식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사실 정치권에서는 모든 사람이 바른미래당의 존속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으로 본다. 하지만 김 평론가는 “역사적으로 제3당이 망했던 이유는 선거에서 심판받고 망하는 게 아니라 선거가 오기 전에 결딴난다”며 “만약 바른미래당이 우여곡절 끝에 내우의 위기를 벗어난다면 인정해줄 만하다. 버티려고 그러고 있는 게 아닐까. 당이 묘하게 안 찢어지는 방향으로 간다”고 관측했다.


즉 “사건 사건을 보면 찢어질 것 같은데 길게 보면 안 찢어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일례로 패스트트랙 의원총회 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을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신속 안건으로 지정할지에 대한 투표 결과가) 12대 11로 나오는 거 보고 확실히 느꼈다. 이러면 안 찢어진다고 느꼈다. 만약 2대 1 이렇게 나오면 나머지 1이 나간다. 이제 다른 큰 당에서도 비싼 값으로 데려갈 수 있는데 팽팽하게 나와서 못 나간다. 우리가 다수파가 될 수도 있는데 왜 나가냐”라는 설명이다.


김 평론가는 “당내 구도가 50대 50의 일대일 구도가 아니고 3~4개가 얽혀 있다. 그러니까 오히려 안 깨진다. 당내 다당제 같은 거다. 안철수가 결정적 힌트인데 극중주의 이야기를 했다. 한국당과 합치고 이런 일이 없을 거라고 본다. 결과적으로 수습돼서 가을이나 겨울에 손 대표가 내려오고 비상대책위원회가 되든 공동대표 체제가 되든 안철수 귀국하고 대충 수습해서 갈 것이다. 물론 선거 결과는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바미하다”라는 신조어가 있다. 용어를 보편화시킨 송경화 한겨레 기자는 “총의를 모으지 못하거나 이견만 확인하거나 때론 고성이 오가거나 겨우 결론이 나도 O냐 X냐가 아닌 절충안이 나오는 애매한 상황”이라고 정의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정치적 배경에 대해 김 평론가는 “(국민의당계와 바른정당계의 두) 계보가 다른 이질적인 세력을 이은 건데 그렇게 잇지 않으면 4당 체제는 언제든지 양당 체제로 돌아갈 수 있다. 안철수가 유승민을 잡지 않았다면 유승민은 한국당으로 돌아갔을 확률이 높고 그러면 민주당에서도 기호 1번이라든지 이걸 내놓으면 안 되고 적극적으로 국민의당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쓸 것이고 안철수는 혼자 붕 뜰 것이라는 게 물리적으로 눈에 보였다”고 역설했다.


박효영 기자 edunalist@usn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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