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9-07-26 22:05:30
  • 수정 2019-08-09 15:21:43
기사수정

【미디어내일N 박효영 기자】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공식 업무를 시작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점은 살아있는 권력에 엄정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느냐다.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는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당사에서 기자와 만나 “대통령의 주문도 그렇고 본인의 소신도 그렇고 (윤 총장이) 권력기관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검찰 기능을 하겠다고 했으니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무엇보다 수사 대상에 여야 정치권 인사들을 망라해야 한다. 그렇게 공정하다는 이미지를 줘야 검찰 개혁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공정한 검찰 수사를 강조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25일) 청와대에서 윤 총장에게 “아마 검찰총장 인사에 이렇게 국민들의 관심이 크게 모인 적은 역사상 없지 않았을까 싶다. 그만큼 국민들이 검찰의 변화에 대한 요구가 크고 신임 윤 총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권력형 비리에 대해 윤 총장은 눈치를 보지 않고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그런 자세로 아주 엄정하게 처리해서 국민 신망을 받았는데 그런 자세를 앞으로도 계속해서 끝까지 지켜주십사 하는 것”이라며 “그 점을 강조하는 것은 이제 그런 자세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우리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 여당이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정말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집권 세력에 눈치를 보지 않고 검찰권을 행사해야 국민도 야당도 윤 총장 체제를 신뢰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그렇게 해야만 (국민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해 체감하게 되고 권력의 부패를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도 26일 저녁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 총장은 지난 정권 때 권력에 순응하지 않고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할 정도로 국민에게 큰 신뢰감을 준 인물이다. 권력에 굴종하고 정권 따라가는 기존 검찰의 모습들이 많았던 것과 달리 그때 윤 총장은 국민들에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며 “윤 총장이 현재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은 윤 총장에게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주문했다. <사진=청와대>


소위 4대 권한으로 불리는 △기소 독점권 △영장 청구권 △수사 지휘권 △수사 종결권을 다 쥐고 있는 만큼 한국 검찰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만큼 막강하다. 현재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나 검경수사권조정 등 검찰 권한을 분산하는 방향으로 개혁의 움직임이 가시화된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미 관계 법안이 패스트트랙(지정하고 최장 330일 이후 본회의 표결)으로 국회에 올라갔는데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임기 말 이 대목에서 검찰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던 모습을 보였다.


그 부분에서 윤 총장은 인사청문회 당시 국회와 국민 여론에 따라 결정돼야 하고 검찰은 그걸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오 대표는 “아무래도 이번에 인사를 파격적(기수 문화 파괴)으로 했기 때문에 검찰 내부의 권력 관계나 서열 관계를 한 번 환기했다는 측면에서 (검찰 개혁 완수에 대한) 가능성이 있다. 그 안에서 기득권 주류들의 반발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윤 총장이) 얼마나 합리적으로 국민들의 동의와 지지를 획득하는 검찰 개혁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한국당이 석국 열차(윤석열 검찰총장과 조국 전 민정수석)라고 하던데 나는 굉장히 적절하고 좋은 이름을 붙여준 것이라고 본다. 석국 열차가 브레이크 없이 달리는 기관차인데 이렇게 파격적인 두 인사를 조치(조 전 수석은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확실시되는 상황)한 것은 아무래도 문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실린 것 같고 성과를 내기 위한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경제 권력에 대한 엄정한 수사도 중요한데 윤 총장은 직전 서울중앙지검장(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재임할 때 삼성바이오로직 회계 부정 사건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력하게 수사를 지휘한 바 있다.


유 대변인은 “그동안 검찰이 대기업에 대한 봐주기식 수사를 많이 해왔다. 윤 총장이 재벌에 대해서도 공정한 수사를 하겠다고 (취임사에서) 언급한 부분이 눈에 띈다. 윤 총장이 대기업의 불공정한 행위에 대해 단호한 수사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전날 취임사를 통해 “모든 사람에게 풍요와 희망을 선사해야 할 시장 기구가 경제적 강자의 농단에 의해 건강과 활력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 헌법 체제의 본질”이라며 “본질을 지키는 데 형사법 집행 역량이 집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강자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서 약한 사람들에게 군림하거나 횡포를 가하거나 괴롭힌다거나 또는 갑질을 한다거나 이런 걸 바로잡아서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그게 검찰이 가진 또 하나의 시대적 사명”이라고 당부했다.


▲ 유 대변인은 윤 총장이 경제 권력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약속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사진=유상진 대변인 페이스북>


자유한국당은 윤 총장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코드 인사라면서 정치 권력에 편향적인 기존의 검찰 관습을 되풀이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26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의 여권 인사 고발 건을 검찰이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이제까지 검찰은) 어떠한 공정한 수사도 기대하기 어려웠다”며 “어제 문 대통령의 발언이 립서비스에 그치지 않기를 기대하지만 저희가 이러한 기대를 하는 것이 과한 기대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는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공언했다.


같은 날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윤 총장의 첫인사 조치를 두고) 앞으로 검사들에게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는 검사보다는 특정 정치 세력에 줄을 서고 충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치 검사가 출세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매우 잘못된 사례”라며 “(윤 총장의 취임사 내용과 달리) 첫 인사가 주는 메시지는 이와 전적으로 배척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부산고검장(부산고등검찰청)으로 승진한 양부남 의정부지검장(의정부지방검찰청)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양 고검장은 강원랜드 채용 비리 특별수사단장을 맡아 권성동 한국당 의원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불구속 기소를 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6월 24일 권 의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지만 검찰이 항소했다. 한국당은 양 고검장의 무리한 수사가 여권에 줄서기 차원으로 이뤄졌고 그것이 법원의 무죄로 입증됐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법원의 무죄 판단 근거는 △청탁을 받았다고 진술한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에 대한 진술 불인정 △권 의원이 청탁했더라도 인사권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위력은 아니었음 △검찰의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된 증거들이 위법해서 불인정 등이다. 검찰이 항소했기 때문에 아직 최종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유 대변인은 “수사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당연히 차별 없이 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 대목에 있어서 한국당이 문제없이 당당하면 되는 거다. 수사 결과 혐의없음이 나오면 되는 것인데 혐의가 있었기 때문에 기소까지 갔다. 1심에서 무죄가 나왔다고 2심도 그럴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 부분에 있어서 (한국당의) 억지 주장이 아닌가 싶다”고 반박했다.


박효영 기자 edunalist@usnpartners.com


Copyright ⓒ 미디어 내일엔 & www.nextmedia.co.kr 무단 복제 및 전재 – 재배포 금지


*독자 여러분의 광고 클릭이 본지와 같은 작은 언론사에는 큰 힘이 되며 좋은 기사 작성에 밑거름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medianext.co.kr/news/view.php?idx=289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많이본 정부/지자체 뉴스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내일N 주요뉴스
게시물이 없습니다.
SNS 뉴스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최신 기사 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