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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6-18 15:25:12
  • 수정 2019-06-18 21: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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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내일N 정국진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6박 8일 북유럽 3개국(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국빈방문을 했다. 이번 방문은 ‘평화’, ‘혁신’ 및 이를 아우르는 ‘포용’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스웨덴 국회의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말한 내용에 잘 드러난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한국은 미국식 발전모델에 따라 높은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그만큼 극심한 양극화가 생기는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면서 “북유럽 3국의 포용·평화·혁신의 가치를 배워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 평화: 북한에 ‘스웨덴의 길’ 제시.. ‘바텀업’ 방식 병행된 평화, 남북접경위원회 제안


우선 한반도 정세가 교착 상태인 가운데 문 대통령은 평화를 선택해 번영을 누리는 북유럽 국가들의 사례를 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대화 테이블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 안띠 린네 핀란드 신임총리와 회담. <사진 = 청와대>


10일 핀란드 대통령 국빈만찬 자리, ‘오슬로 구상’으로 명명된 12일 노르웨이 오슬로 포럼 기조연설 ‘국민을 위한 평화’, 13일 노르웨이 총리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14일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 가진 ‘스톡홀름 제안’, 15일 스웨덴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등에서 일관되게 전한 대북 메시지이다.


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비전이나 선언이 아니다”라며 “서로에 대한 이해·신뢰를 깊이 하는 것이며, 대화 의지를 확고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간에는 판문점선언과 평양 선언, 북미 사이에는 싱가포르 선언이 이미 이뤄진 가운데 현 정세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서로 간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대화 그 자체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돼 있다.


문 대통령은 세부적인 대화 로드맵을 제시하기도 했다. 6월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이전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필요성과 함께, 북미 협상 진전을 위해 실무협상이 열려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오슬로 구상에서 ‘일상을 바꾸는 적극적 평화’를 언급하면서 “남북한 주민들이 분단으로 인해 겪는 구조적 폭력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동안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돼 온 평화 프로세스에 ‘바텀업’ 방식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언급이다. 이를 통해 ‘이웃 국가의 분쟁과 갈등 해결에 기여하는 평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핵을 포기하고 평화를 선택해 번영을 누리는 ‘스웨덴의 길’을 가겠다고도 했다. 스웨덴의 핵 포기를 들어 북한의 핵 폐기를 압박함과 동시에,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다는 메시지다. 비핵화 이후에는 재래식무기 군축 협상도 가능하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남북접경위원회’를 제안한 것도 이에 맞닿아 있다. 접경위는 과거 동서독이 그랬듯 홍수·화재 등 재난에 공동대응하면서 가축전염병이나 어민 조업권 등 접경지역의 경제 문제를 함께 논의하게 된다.


■ 혁신: 조선해양·수소 경제·제약 등 혁신성장 기반 다져... 5G 기술 시연 및 e스포츠 경기 관람


▲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과 노르웨이 솔베르그 총리간 정상회담. <사진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첨단산업 분야 및 혁신경제를 선도하는 북유럽 국가 순방을 통해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협력의 토대를 쌓고 혁신성장의 기반을 다지고자 했다.


문 대통령은 순방 첫날 ‘유럽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핀란드 오타니에미 산학연 연구단지를 찾았고 양국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혁신성장 방안을 논의하는 스타트업 서밋에서 기조연설과 함께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또한 핀란드는 부산과 헬싱키 직항노선 설치를 통해 양국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르웨이에서는 조선해양 및 수소 경제 기술 협력 강화가 이루어졌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해 노르웨이에 인도한 군수지원함을 방문했다.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가 직접 친환경 조선·해양산업에 대한 협력의 기회를 넓혀나가자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 노르웨이와는 ‘수소경제 및 저탄소 기술협력 MOU’를 맺기도 했으며, 문 대통령은 노르웨이와의 수소 경제 협력은 양국 간에 윈윈이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수소의 생산·저장·충전 같은 기반 기술은 노르웨이가, 수소 차량·수소연료전지 생산은 한국이 앞서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에서는 세계적 이동통신장비업체인 에릭슨사를 방문하여 5G 기술 시연 및 e스포츠 경기를 관람했다. 한-스웨덴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 것도 그 일환이다.


스웨덴 바이오메디컬 분야 강자인 아스트라제네카는 이 분야 R&D 외국인 투자 평균의 20배에 달하는 투자를 한국에 하기로 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혁신성장 일환으로 추진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 국가 비전’이 직접적인 이유가 됐다고 아스트라제네카 회장은 밝혔다.


■ 포용: 노르휀 재단 방문 등 ‘혁신적 포용 국가’ 드라이브에 힘 실어


▲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스웨덴 스테판 뢰벤 총리와의 정상회담 <사진 = 청와대>


북유럽 국가들이 사회적 대타협과 복지정책에 강점을 보인다. 이에 이들 국가와 정책적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인 ‘혁신적 포용 국가’ 드라이브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는 스웨덴에서 혁신 창업가를 지원하는 노르휀 재단을 방문해 ‘한-스웨덴 소셜벤처와의 대화’를 진행한 일정을 포함한 것에서 엿볼 수 있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스웨덴의 노동인구 9명 중 1명이 사회적 경제활동에 종사하는 등 소셜벤처가 발달해 있음에 주목했다. 문 대통령은 ‘스웨덴 복지가 궁극적으로는 기업에서 출발한다’는 말을 인용했다. 이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기업이 창출하는 사회적 파급효과(임팩트)를 함께 보는 ‘임팩트 투자’가 새로운 흐름이 되고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한·스웨덴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성숙한 정치문화, 안정된 노사관계, 세계적 수준의 혁신 경쟁력과 복지제도를 갖춘 스웨덴은 모든 면에서 귀감이 되는 선진국"이라며 "한국도 많은 영감을 받고 있다"고 밝힌 것에서 뚜렷이 살펴볼 수 있다.


이외에도 문 대통령은 노르웨이와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한국 음악의 밤’ 일정에 함께하는 한편, 2차 세계대전 추모비 및 한국전 참전비에 헌화했다. 스웨덴에서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 제막식에 함께 했으며, 핀란드에서는 국립묘지에 헌화하는 등 각국과의 유대관계 강화에 힘썼다.


청와대는 이번 순방 결과에 대해 "이번 순방을 계기로 혁신적 포용 성장의 파트너로서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3개국과의 다양한 방면에서 협력체제가 구축되었다"면서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우리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국진 기자 kukjin.jeong@usn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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