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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2-27 17:47:12
  • 수정 2019-08-12 11: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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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내일N 남상오 기자 / 김남미 기자】 선거 때마다, 주요 정당들은 항상 청년정치라는 화두를 들고 나온다. 청년정치라는 것이 세대교체를 위한 신진세력의 등용을 얘기할 수도 있고 청년의 활력을 내세워 새로운 정책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론은 언제나 같다. 당신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만들려면 직접, 혹은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


미디어내일N은 청년정치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인 청년정치지키기 프로젝트 '청지기'를 시작한다. 청년들이 바라보는 정치, 청년들이 생각하는 정치 그리고 그들의 솔직하고 담담한 이야기. 기성 정치인들에게는 조금 거슬릴 수 있는 ‘청지기 이야기’를 미디어내일N에 담고자 한다.


오늘 미디어내일N이 만난 청년 정치인은 유재호 성남시 시의원입니다.


유재호 의원은 작년 6.13 지방선거에서 성남시 의회에 진출했다.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유 의원에 대한 주변인들의 평가는 한마디로 ‘소신’이다. 일반적인 말부주처럼 ‘소신’이란 단어로 그를 치켜세워 주는 것은 아닌지 궁금했다.


유 의원에게 ‘소신’이란?


▲ 지난 24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유재호 의원 ˝당시 손이 무척이나 무거웠다˝ <사진 = 성남시의회>



지난 1월 28일 성남시회 본회의장, ‘성남시 도서관 운영 및 독서문화 진흥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위원회안’에 대한 찬반투표가 있었다. 재적의원 35명 중 21명이 참석해 투표했다. 결과는 찬성 20명, 반대 1명로 가결됐다.


당시 표결에 참석했던 21명의 의원은 전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였다. 특히 이날 표결에서 같은 당 소속의원 21명 중 1명만이 반대표를 던지는 진풍경으로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조례안의 21조 ‘첫출발 책드림사업’에는 6권 이상의 도서를 대출한 청년에게 연 1회, 2만원 상품권, 즉 성남시가 발행하는 상품권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 의원은 이 조례안에 대해서 “실효성이 없다”라며 반대표를 던졌다. 그는 “어떤 정책이든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번 조례안은 ‘청소년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당위성에 매달려 놓친 것이 많다”고 평가했다.


그는 “청소년들에게 2만원 상품권을 지급한다는 것은 그들이 꾸준히 좋은 책을 읽고 건실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대가로 보상한다는 의미다”며 조례안의 문제점은 “단순히 책만 빌리고 읽지 않을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지 후속 대책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부분 청소년은 그렇지 않겠지만, 빌리는 행위만으로 상품권을 지급한다는 것은 자칫 제도 도입의 명분과 실효성에 심각한 상처만을 남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당시 유 의원은 ‘지역 단체장과 소속이 같은 시의원으로서 조례안 등 집행부 정책의 결정에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다고 한다.


“조례안 투표 당시 자유한국당 소속 시의원과 바른미래당 소속 시의원이 모두 빠져 나간 상태에서 투표를 진행했다. 알다시피 은수미 현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이다 보니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의 찬성 행위가 자칫 ‘비판 없는 시장의 거수기일 뿐이다’라는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었다. 심지어 민주당이 일당독재를 한다는 비판까지 쏟아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유 의원은 지난해 성남시가 아동수당을 상품권으로 지급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당시도 같은 당 단체장이 기획한 사업을 소속 시의원이 반대한다고 말이 많았지만, 성남시가 주장을 받아들여 상품권 대신 체크카드 사용으로 변경됐다.



유 의원의 합리적 주장이 때로는 충돌을 빚기도 하지만, 청년 '유재호의 소신'은 시민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


▲ 유재호 시의원, ˝저는 미래를 짊어져야할 우리 아이들에게 떳떳한 정치인이 되고 싶다˝ <사진 = 남상오 기자>


유재호, 성남시의 청년 정책의 현실


유 의원은 현재 ‘문화복지위원회’ 소속으로 청년 복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그는 시의원이 되기 전까지는 성남시의 청년정책이 어마어마한 규모로 진행되는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시의원이 돼서 뚜껑을 열어보니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청년 정책 담당자가 4명에 불과하여, 닥친 일을 처리하는데 급급할 뿐 새로운 청년정책을 만든다는 것은 애초 생각고 못하고 있었다. 유 의원은 이런 조직으로는 청년정책을 제대로 입안하고 실행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시의 청년과를 ‘국’급으로 승격시키자고 제안해 놓은 상태다.


여기에 유재호 의원은 ‘은수미 성남시장과 유의원의 공통 공약인 ‘청년정책위원회’를 신설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성남시 청년들이 정책과정에 참여하고 좋은 정책을 스스로 결정하게 하자고 주장했다. 드디어 성남시의 ’청년정책위원회는 3월에 신설된다.


유재호 의원은 또 다른 청년정책의 과정이었던 ‘청년배당정책’에 대해 안타까운 점이 있어 정책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한 올해 용역 예산을 반영해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유재호, 경직되고 수직적인 사회시스템이 피동적 청년들을 양산


▲ 유재호 시의원, ˝정치권에 일을 하겠다고 머무는 청년들은 단순히 지도부에서 내린 오더나 받고 수행하는 일로 이런 중요한 시기를 허비하고 있지 않나 매우 걱정˝ <사진 = 남상오 기자>

“한국 사회 시스템이 수직적이다. 그러다 보니 전반적으로 사회가 경직되어 있다. 회사든, 사회든, 정치든 청년들에게 자발적인 기회를 주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청년들은 스스로 발전하고 자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나보지도 못하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 일을 하겠다고 머무는 청년들은 단순히 윗사람이 내린 오더나 받고 수행하는 일로 이런 중요한 시기를 허비하고 있지 않나 매우 걱정이다.”


유 의원은 “다른 나라를 보면 30대가 사회의 주축으로 성장해 창의적이고 능동적으로 일하고 있다. 서구 선진국에서는 이미 청년이 사회의 주역으로서 자리매김한 지 오래이기 때문에 한국처럼 기득권에서의 일방적인 강요나, 열정페이 같은 착취를 요구할 수 없다. 정책 결정 하나하나에 사회의 중추인 청년의 동의를 구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그럼 요즘 한국 청년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유 의원은 한국 청년들의 특징으로 ‘개인주의 성향’을 꼽았다.


“한국 청년들이 개인주의를 추구하는 것을 이상 현상으로 보지 말고 그 자체로 인정해야 한다. 1인 가구의 양산은 자연스러운 사회 변화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지난번 ‘1인 가구 지원 조례’를 발의한 것도 이런 이유이고 시의회를 무사히 통과한 것도 이런 변화에 공감하는 시의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1인 가구가 청년뿐이라고 생각하지만, 통계를 보면, 다른 계층까지 포함한 통계를 보면 전체 가구의 28%나 된다. 이제는 1인 가구도 가정의 한 형태로 자리 잡았다고 받아들여야 한다. 성남시나 의회는 이들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남상오 기자 wisenam@usnpartners.com

김남미 기자 nammi215@usn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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