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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1-09 16:51:45
  • 수정 2019-08-12 11:5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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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지기 인터뷰, 우리미래 사무실에서 만난 조기원 위원장. <사진 = 남상오 기자>


【미디어내일 남상오 기자】 선거 때마다, 주요 정당들은 항상 청년정치라는 화두를 들고나온다. 청년정치라는 것이 세대교체를 위한 신진세력의 등용을 얘기할 수도 있고 청년의 활력으로 새로운 정책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론은 언제나 같다. 당신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만들려면 직접, 혹은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


현실은 냉혹하다. 청년정치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명분상 말뿐이지 그들이 참여하고 발언하고 주장하는 공론의 장은 여전히 부족하다. 정치권이 매년 화두로 던지는 청년정치가 실제로 존재하고 살아서 숨을 쉬며 여러 정책에 힘을 발휘하려면 우선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참여의 폭이 넓어져야 한다. 그리고 청년이 정치권에 진입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미디어내일은 청년정치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인 청년정치지키기 프로젝트 '청지기'를 시작한다. 청년들이 바라보는 정치, 청년들이 생각하는 정치 그리고 그들의 솔직하고 담담한 이야기. 기성 정치인들에게는 조금 거슬릴 수 있는 ‘청지기 이야기’를 미디어내일에 담고자 한다.


미디어내일이 만난 청년 정치인는 조기원 우리미래 선거개혁위원장입니다.


또래 청년들과 같은 고민과 두려움을 가졌던 그

"우리 정당 만들 건데 같이 할래?”, “어, 그래.”


조기원 위원장은 대학원 시절이 유독 힘들었다고 강조했다. 이 '힘들었다'는 말은 흔히들 생각하는 경제적 어려움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가 말하는 '힘듦'은 바로 대다수의 청년이 경험하는 '사회 진출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조 위원장은 대학원 시절에 이미 이상과 현실과의 괴리에서 오는 혼란으로 많은 심적 고통을 겪었다. 대학원 진학과 동시에 연구하고 싶은 주제가 있었지만 지도 교수의 생각은 달랐다. 지도 교수라는 현실적인 벽이 세상을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그의 생각과 다른 주제로 연구를 진행했지만, 그 처리 과정 하나하나가 고비였고 방황이었다.


졸업 후 사회 진출은 또 다른 고민이 됐다.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취직은 잘할 수 있을까?" "남들처럼 돈을 벌 수 있을까?" 끝없는 물음은 결국 두려움으로 다가왔고 몸과 마음은 위축돼 갔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대학원까지 나왔는데 "나는 남들 부럽지 않게 살아야 한다” “좋은 집을 가져야 한다” “취직하면 초봉은 얼마 이상이어야 한다”라는 강박관념도 마음 한구석에 똬리를 틀고 그를 괴롭혔다. 그나마 작은 위로는 이 두려움과 괴리감이 내 또래 대부분 청년이 겪는 고민이었다는 사실이었다.


“두려움은 곧 자괴감으로 변신 저 자신을 괴롭혔습니다. 잘 살고 싶은데 자신감은 떨어지고, 하고 싶은 것들은 많은데 이루는 게 너무 힘들고 결과도 불투명하니까 자괴감만 엄습했습니다. 그야말로 자존감이고 뭐고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은 많이 회복은 됐지만, 그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현실정치 참여가 새로운 변신의 계기가 되다


조기원 위원장은 전혀 기대치 않았던 사건이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 고민과 방황 속에 방향을 잡지 못하고 헤매고 있을 당시 비슷한 고민을 하던 청년들을 만난 게 정치라는 낯선 세계에 발을 딛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그는 인생은 정말 모른다고 웃으며 말한다.


“정당, 정치. 인생을 살면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단어들입니다. TV에 나오는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게 정치고 그들이 모여 아옹다옹하는 곳이 정당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당을 만들고 청년정치를 하자는 제안을 선뜻 받아들인 나. 지금 생각하면 철딱서니 없었다 싶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할 일을 못 찾고 방황의 시간을 보내던 시절. ‘김제동 클럽’을 만들어 활동하면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김제동 클럽’에서 함께 활동하던 친구들이 조 위원장에게 생뚱맞은 제안을 한다.

“우리 정당 만들 건데, 같이 할래?”

답변은 간단했다. “어 그래.”


"사실 제 개인적인 고뇌가 정당 활동에 참여하도록 만들었던 거죠. 또 정당 활동을 통해 내가 가졌던 고민이 하나, 둘 극복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무척 잘한 선택이죠."


기성정당과 다른 우리미래


“보통 정당이라고 하면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처럼 답안지의 정답처럼 ‘당’을 붙이는데 우리미래라는 명칭에는 정치 정당을 추구하면서도 '당'이라는 글자가 아예 없습니다. 창당 당시에는 '우리미래당'으로 하자는 의견들이 많았죠. 하지만 ‘기존 정당과 다른 무엇을 찾자’는 창당 취지와 ‘식상한 정치적 틀을 깨는 상징적 의미’가 추가돼, 결국 당 이름은 ‘당’이 빠진 '우리미래'로 결정하게 됐습니다.”


주경야정(晝耕夜政)의 청년 정치인, 조기원


조기원 위원장은 우리미래를 통한 정치 활동 말고도 노동 현장을 달리는 직장인이다. 정치개혁공동행동이 주최한 '아주 정치적인 밤' 행사에서 조 위원장은 우리미래의 여러 청년과 마찬가지로 자신도 열심히 일하면서 정치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적이 있다. 그는 배관공 일을 한다. “아, 배관이나 설비회사를 운영하세요?”란 질문은 삼가시라. 그는 비정규직 배관공이다.


그에게 일하면서 정치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비를 받고 활동하는 기성 정치인에 비해 많은 것이 부족하지만 전혀 위축된 기색이 없다. '우리미래 관련 정치 활동 때문에 일주일에 3~4일 정도밖에 일을 못하는 비정규직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당당하게 배관공이라고 말한다. "(요즘 경기가 예전만 못해서) 배관 일이 많이 가변적입니다. 지금은 급한 대로 인력 시장에 이름을 등록해 놓고 당일치기 일이 들어오면 일을 하죠. 그렇게 정치활동비 마련하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청년 정치인에게 정치권의 가장 큰 진입장벽은 역시 돈과 시간입니다. 정치권은 청년에게 필요한 정책은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청년정치만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청년 정치라는 구호 못지않게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하고 펼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일하면서 정치 활동을 하는 그의 주장은 단호하고 명쾌했다. 청년들이 참여하고 활동할 수 있는 청년정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은 기성 정치권이 고민해야 할 과제임이 분명하다.


*인터뷰는 2회에 나누어 게재됩니다.


남상오 기자 wisenam@usnpartners.com

김남미 인턴 nammi215@usn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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