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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N 장애인차별철폐] 공중파 ‘강원 산불’ 특보, 간밤에 수어 통역 실종… 청각장애인 대피는? - 국가재난보도국 KBS, 전화 항의에도 “새벽이라 수어통역 어렵다” - 재난 방송 "불이 났네? 어떡하지?' 수준, 허술한데다 장애인 안전에도 무관심
  • 기사등록 2019-04-05 14:21:40
  • 수정 2019-04-05 23: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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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4일 KBS 강원 삭불 뉴스 특보 화면, 수어통역이 없다 <사진: KBS뉴스 캡쳐>


【미디어내일N 김남미 기자】지난 밤, 공중파 3사는 재난 특보에서 청각 장애인이 볼 수 있는 수어 통역을 제공하지 않았다. 간밤은 강원도 일대 주민에게 있어서 시뻘건 화마로부터 시시각각 생명을 위협 받는 공포스러운 시간이었다. 이런 때 언론사는 현장 주민들이 상황을 파악하고, 대피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책임을 갖는다. 그럼에도 주요 방송국들이 청각 장애인을 배제한 상태로 재난 보도를 내보낸 것이다.


특히 KBS는 지난 밤 내내 인터넷과 전화상으로 여러 차례 수어 통역투입하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새벽이라 어려움이 있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밤 KBS는 밤 1125분경 본격적으로 재난 특보를 시작했다. 그 이전 ‘9시 뉴스에 수어 통역을 포함해 보도했으나, 이는 정규 뉴스에 배치된 것으로 정작 두 시간 뒤 시작된 재난 특보에서는 사라졌다. 결국 수어 통역은 가장 급박한 시점에는 이뤄지지 않고, 오늘 오전에야 뒤늦게 투입됐다.


이에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철균 활동가는 재난방송의 내용을 자막만으로 다 알 수 없다, (수어통역 없는 방송으로는) 청각 장애인 당사자 분들이 (당시 상황 및 대피 동선)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어젯밤 상황을 지켜보던 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KBS에 전화해 입장을 전하고, SNS로 방송사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 장차연은 SNS를 통해 수어 통역 없는 재난 보도를 비판했다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트위터 캡쳐>




재난 상황 발생 시, 장애인 및 취약계층이 속수무책으로 방치 되고 고립되는 현실은 포항 지진 때도 제기된 바 있다. 박 활동가는 사실 (포항 지진 이후로도) 재난 가이드가 잘 안 되어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휠체어 이용자의 경우, 만약 엘리베이터가 꺼지면 어떻게 대피해야 하나? 대처법에 대한 설명이 없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이동하고 대피해야 하는지 방송 3사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내가 느낀 바로는 (방송이) ‘불이 났네? 어떻게 하지?’ 이 정도로 끝난 것 같다며 재난 보도가 지나치게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KBS는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로 지정됐다. 방통위는 예방· 대비· 대응· 복구 4단계 구분에 따른 단계별 재난 방송이 이뤄지도록 재난 방송사의 역할을 규정했다. 이 중 특히 대응단계에서의 보도는 적절한 정보를 통해 현장에서 국민의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그 역할이 있다. 장애 여부, 고령 등 재난 시 취약계층의 다양성을 인지한 책임감 있는 재난 보도와 구조가 이뤄지고 있는지 비판과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남미 기자 nammi215@usn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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