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내일N DB>국민 세금으로 지급되는 경상보조금. 정당의 보호ㆍ육성을 규정하고 있는 헌법의 규정에 따라 국가가 정당의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해 주는 돈을 말한다. 보조금에는 매년 지급하는 경상보조금과 공직선거가 있는 때에 지급하는 선거보조금이 있다.
요즘 일은 안 하고 하루가 멀다고 싸움질로 날을 지새우는 국회의원들을 보면 과연 국민 세금으로 정당 운영을 보조해줄 가치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실 국회의원의 급여는 국내 최상위다. 여기에 정당 운영을 잘하라고 보조금까지 지급하는데, 국회에서 본 회의 열고 민생 다루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올해 1분기, 원내 6개 정당에 지급된 경상 보조금만 약 108억이다. 각 정당의 국회의원 수에 따라 차등 지급되지만, 단순 계산으로도 일 년에 수백억에 달하는 국민 세금이 원내 정당들의 운영을 위해 투입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보조금이 세금이다 보니 사용처가 엄격하게 제한돼 있다. 정치자금법 28조 1항에 따르면 경상보조금의 30% 이상은 정책연구소 활동에 사용하게 돼 있다. 그리고 지급액이 100분의 10 이상은 시·도당에 배분하고 100분의 10 이상은 여성 정치발전을 위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강제하고 있다.
그럼 정당은 법 규정에 따라 국민세금을 정당하게 사용하고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을까? 민주주의의 법치를 따르는 정당들이니 당연히 준수하고 있을 줄 알겠지만, 조사 결과는 역시나 ‘No’다.
현재 우리나라 원내 정당 중 분기별로 경상보조금 지급 내역이 포함된 중앙당 수입 지출 총괄표를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 곳은 더불어민주당 단 한 곳뿐이다. 그나마 민주당은 정기적으로 총괄표를 올리기는 하지만, 구체적 사용내역을 명확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다.
민주당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자유한국당은 몇 년 전 것 하나만 공개하고 있을 뿐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청구를 요청하면 한국당의 지출내역을 살펴볼 수 있지만, 이것도 15일 이상의 시간을 기다려야 겨우 총괄표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은 찾아보기도 어려운 보조금 사용 내역. 그렇다면 정당들은 정부 보조금을 법 규정에 맞게 정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을까?
2004년부터 2017년까지 14년 동안 보조금을 부정 회계하거나 사용 목적에 맞지 않은 부정 지출로 적발된 사항이 58건이나 됐다. 또 보조금의 10%를 사용하도록 돼있는 여성정치발전비를 당직자 인건비로 전용한 경우도 이었다
종합해보면 경상 보조금의 사용은 법에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지만, 사용 명세는 공개하는 시늉만 하고 부정 사용처가 적발되지 않는 한 자기들 쌈짓돈처럼 마음대로 지출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이런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정당들이 자금의 지출이나 수입 내역을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을 제출하고 있지만, 무시하고 있는 곳이 우리나라 국회다.
자신들의 살림조차도 떳떳하게 공개 못하는 우리나라 원내 정당들이 총선과 대선에서는 국가 운영을 책임지겠다고 떠들고 있다. 과연 그들의 말을 믿을 수 있을까? 좀처럼 판단이 서지도 않고 이 정당들이 과연 그러한 능력이 있는지도 믿기질 않는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세금을 낭비하는 경상보조금 운영은 반드시 개선이 해야 한다. 더는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
전상민 칼럼니스트 redline016@usnpartners.com
전) 새정치민주연합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 겸 운영위원
전)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당 청년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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