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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7-18 11:26:31
  • 수정 2019-07-18 23: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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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우 활동가는 국회 앞 농성장에서 600일을 넘겼다. <사진=박효영 기자>



【미디어내일N 박효영 기자】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해자 최승우·한종선 활동가(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모임)는 최근 감정적으로 널뛰기를 할 때가 많았다. 지난 6월 25일 국회에서 과거사법(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 1차 관문을 통과했으니 그동안의 고생이 첫 결실을 맺은 셈이었지만 자유한국당이 시간 끌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포기하지 않는 동력을 만들어가는 게 더 중요하다.


최 활동가는 17일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실은 행안위(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간사 협의를 통해 통과됐다는 게 큰 의미가 있다. 뭐 (한국당이) 안건조정 신청에 들어갔지만 그래도 의미가 있다. 희망이 보인다는 그런 기분이다. 긍정적이고 저희들이 조금의 희망의 수순을 밟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말 그때 당시에 현장(국회 본청 회의장 앞)에 있을 때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 있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안건조정이 된다고 해서 싹 무너졌다가 또 생각을 바꿔서 이것만이라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계속 더욱더 활동할 수 있는 하나의 발판이 마련된 것이니까”라고 회고했다.

국회 입법 절차(상임위원회 법안소위→상임위원회 전체회의→법제사법위원회→본회의) 중에 법안소위의 문턱을 넘으면 나머지 단계는 수월하게 갈 수 있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그동안 형제복지원 진상규명을 위한 입법 경과는 △한국당의 배보상(배상과 보상) 문제 제기 △한국당 소속 행안위원들의 시간 끌기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의 입법 조율 △여야 갈등에 따른 국회 파행 등 우여곡절 그 자체였다.


▲ 최 활동가와 한종선 활동가가 번갈아가며 머무르고 있는 작은 농성장의 모습. <사진=박효영 기자>


겨우 법안소위를 넘겼지만 △행안위 안건조정 절차 회부 △법사위 의결 등 아직 관문이 남았고 얼마든지 한국당의 실력 저지가 가능하다. 상임위 재적 위원 3분의 1 이상이 법안을 안건조정 절차에 회부하면 최장 90일까지 전체 회의 의결을 미뤄둘 수 있다. 여상규 한국당 의원이 법사위원장이라 얼마든지 잡아놓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여야 간에 온갖 첨예한 빅 이슈들이 국회를 마비시킬 가능성은 상존한다.


최 활동가는 “행안위 전체회의가 중요하다. 이채익 간사(한국당 소속 행안위원)가 말은 계속해주겠다고 얘기하고 있다. 전체회의가 열리고 회의 일정이 잡히면 (잘 될 것 같지만) 그래도 의견 차이는 많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며 향후 상황을 내다봤다.


당장 한국당과 내용적으로 부딪칠 것은 ①배보상 문제 ②진상규명 사건 신청 기한(2년) ③구성된 위원회의 활동 기간(4년) ④조사 권한 등인데 일단 상정된 과거사법에는 ①이 빠져있다. 하지만 결국 논의 과정에서 추가될 가능성이 높고 가장 첨예한 화약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활동가는 한국당에 대해 복합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데 “포괄적으로 말하자면 (한국당이) 추경(추가경정예산)도 계속 걸어놓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를 흠집 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과거사법도 문재인 대통령의 세 번째 공약이다. 그러다 보니까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는 그들의 몽니”라며 “(현실적으로) 어쨌든 한국당 의원들을 믿을 수밖에 없으니까 저희가 찾아가서 설득하고 왜 과거사법이 통과되어야 하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에도 할 말이 많다.


최 활동가는 “항상 언론에 이야기하는 게 한 사건이라도 꾸준하게 파고들면 과거사법 정도는 무난하게 통과되지 않을까. 형제복지원 사건이 계속 이슈화가 되고 있다. 그런데 공영방송에서는 형식적이다. 물론 공영방송이 형제복지원 얘기를 끄집어내는 것만으로 파장이 크겠지만 아주 간단한 부분에서만 기사로 내보내니까. 언론에 떴다가 그냥 내일은 잠잠해진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 활동가는 현재 국회 앞 농성장(17일 기준 618일째)을 나와 부산에 머무르고 있다. 형제복지원 피해 사실을 알리기 위한 연극에서 배역을 맡아 열연했고, 현지 실태조사에 참여하는 일정을 수행하고 있다.


최 활동가는 “부산은 고향에 내려오는 느낌이고 일종의 중간 휴가로 느껴져서 좋다”고 말했다.


박효영 기자 edunalist@usn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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