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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4-23 16:53:21
  • 수정 2019-04-24 22: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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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텍 해고노동자 임재춘 조합원(57). <사진 = 황규돈 기자>



미디어내일N 정승호 기자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과 박영호 콜텍 사장은 23일 한국가스공사에서 전날 합의한 노사 합의문에 정식 서명했다.


서명식에는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 지회장과 김경봉 조합원 등이 참여했으나 42일간 단식한 임재춘 조합원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박영호 콜텍 대표는 "13년째 끌어온 분규가 원만히 타결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조합원들이 13년 동안 가정을 못 들어가고 길거리 생활을 했는데 빨리 따뜻한 가정으로 돌아가 정상적 사회생활을 하고 건강도 회복하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강서구 등촌동 콜텍 본사 앞 농성장에서 마지막 기자회견을 가진 이 지회장은 "노동자들이 각자 생계를 이유로 투쟁 현장 떠나면, 싸움이 그렇게 마무리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노동자도 지치지 않고 싸울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인근 콜텍지회장 13년 만의 노사합의에 대해 후련한 것이 20%이고, 아쉬운 것이 80%이다완전한 복직을 쟁취하지 못했고, 해고기간에 대한 임금 보상도 노조가 많이 양보하는 등 합의안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그는 복직 투쟁 하면서 후회는 자주 없었으나 한 적은 없었나. 가장 힘들었을 때는 2012년 양승태 대법원이 항소심에서 승소했던 정리해고 무효소송 판결을 뒤집었을 때다라며 이 세상 어디에도 정의를 찾아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아내와 이혼면서도 10년 넘게 농성을 계속한 이유에 대해 해고가 부당하다는 것이 명백했기 때문에 투쟁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생계를 이유로 투쟁을 포기한다면, 이후에도 같은 일이 비일비재 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지회장은 무분별한 정리해고가 허용되는 세상을 자식들에게 물려 줄 수 없었다며 노사분쟁 사업장에서 회사가 조금만 버티면 노조가 알아서 포기한다는 법칙을 깨고 싶었다고 했다. 13년은 그렇게 흘러갔다고 말했다.


이후의 계획에 대해 그는 지금까지 투쟁에 '올인'을 해왔기 때문에 투쟁 이후를 계획하지는 못했다다른 직장 찾아가기에는 조금 늦은 것 같고, 차분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콜텍 노사는 2007년 정리해고로 인하여 해고노동자들이 힘들었던 시간에 대하여 깊은 유감 201952일부터 김경봉, 임재춘, 이인근 조합원 복직 후 530일 퇴사 국내 공장 재가동 시 희망자 우선 채용 콜텍지회 조합원 25명 합의금 지급 민형사상 소 취하 등의 이행 사항에 합의했다.


이와 별도로 회사 측은 '2007년 정리해고로 인해 해고 노동자들이 힘들었던 시간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합의서에 명시했다.


기타를 생산하는 악기업체 콜텍 노동자들은 2007년 정리해고 이후 복직을 요구하며 13년째 투쟁을 이어왔다. 노조는 2007년 정리해고가 불법이었다며 회사 측의 사과와 해고자 복직, 해고 기간에 대한 보상 이행 등을 촉구해왔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콜텍 정리해고자 복직 합의 관련해 콜텍 노동자들이 13년간의 투쟁을 마치고 사측과 복직에 합의했다임재춘 조합원이 단식에 들어간지는 42일째 되는 날이다. 긴 시간을 이겨내고 복직을 이뤄낸 콜텍 해고노동자들에게 큰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하루하루 생계가 급박한 노동자들에게 13년이라는 기간은 영겁과도 같았을 것이다라며 무엇으로도 지나간 시간과 고통에 대해 보상받기는 어렵겠지만 오늘의 합의가 작은 위로나마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aint@usn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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