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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3-27 18:52:48
  • 수정 2019-03-28 16:4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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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학생부종합전형)을 옹호하는 많은 초중고 교육계 인물들은 의외로 주변에서 얼마나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는 지 잘 모른다."

-이범 교육평론가-

▲ `학생부종합전형의 현실과 개선방향 토론회` 발제자 이범 교육평론가 <사진: 김남미 기자>


【미디어내일N 김남미 기자】지난 25,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 주최로 학생부종합전형의 현실과 개선 방향토론회가 열렸다. 작년 정부가 발표한 ‘2022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학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들을 담고 있다. 토론 참가자들은 개편안의 실효성을 검토하고, 추가적인 개선방향을 논의했다.


학생부종합전형, 입시 코디 시장을 만들다


올해 큰 주목을 받은 드라마 ‘SKY 캐슬의 김주영 같은 입시 코디는 실제 있을까? 이범 교육평론가는 지난 1월 경향 신문 칼럼에서 연봉 1억원 받는 코디까지는 내가 직접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최근 입시전형이 다양해지면서 사교육이 세분화되었다. 사교육은 이제 시험 잘 보는 법을 가르치는 일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어느 대학에 어떤 전형으로, 어떻게 체계적인 스토리를 갖춰서 지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가. 치열한 입시 전쟁에 쓸 전술을 고안하는 전략가로서 입시 컨설턴트, 매니저, 코디 등의 직종이 새롭게 등장했다. 사교육의 확장을 부추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이다.


학종은 이명박 정부가 도입한 입학사정관제에서 출발해 전 정권에서 지금의 형태로 전환되었다. 상위 대학 사이에서 우수 학생을 선별하기 좋다는 인식이 퍼져 학종을 채택하는 비율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일각에서 학종금수저 전형, ’깜깜이 전형‘, ’현대판 음서제등으로도 불린다. 한 마디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의해서 결과가 나뉘는 불공정 경쟁이라는 것이다.


공부만으로도 죽어나는데 학생부까지 신경 써라?


발제를 맡은 이범 평론가가 밝힌 학종의 특징은 전형 요소의 복잡성에 있다. 흔히 수능, 내신, 논술은 입시에서 죽음의 트라이앵글로 뽑힌다. 그는 각각 모두 근거 있는 요소이지만 이것들을 모두 합산해서 전형의 복합성을 키우면 학생들의 부담과 사교육은 최악으로 치솟게 되어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사교육비 지출은 꾸준히 증가했고, 한해 20조원에 육박한다는 통계가 발표되었다. '학종'은 수능(최저학력 기준), 내신, 비교과(소논문, 수상이력, 교내 활동 이력 등)를 종합해서 평가받는 제도다. 수능은 난이도 때문에 사교육을 부추기고, 내신은 교실 안 경쟁을 심화시킨다. 기존 입시안에도 각각의 문제점이 있는 상황에서 비교과항목은 학생의 잠재성을 키운다는 취지와 달리, 이미 살인적인 학습시간에 쫓기는 학생들에게 스펙을 쌓아야한다는 부담까지 덧댄다.


특히 이범 평론가는 비교과의 경우 저렴한 대체물이 없어(수능은 인터넷 강의라도 들을 수 있다) 필연적으로 고액의 사교육을 동반한다고 밝혔다. 부모가 고졸인 학생의 독서 이력과 부모가 대학원졸인 학생의 독서 이력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예를 들며 공교육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평가 기준이 더해질수록 부모의 사회경제적 자원이 결과를 좌우하기 쉽다는 점을 지적했다.


학종은 항암치료, 대학서열을 겨냥한 대대적인 개복수술이 필요


이같은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2022년도 대입 개편안에는 소논문 금지, 수상이력 학기당 1, 자율동아리 학년당 1개까지만 반영하는 제한조치가 포함되었다. 이범 평론가는 그럼에도 학종특유의 복잡성은 여전하다며 수상 이력 제외’, ‘수능 최저학력 기준 완화 또는 폐지등 학생들이 신경 써야 할 분야의 가짓수를 가능한 줄이는 방향으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한편으로 그는 학종 같은 선발제도보다 대학 서열 같은 구조적 요인이 과잉 경쟁과 사교육을 유발하는데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며 작은 보완으로는 실질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구본창 정책국장 역시 학종개선은 단기적인 항암치료일 뿐, 대학 서열 체제 해결이라는 개복 수술이 필요하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남미 기자 nammi215@usn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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