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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1-23 16:54:39
  • 수정 2019-01-24 16: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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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크 용산참사 10년, 용산 그리고 나’ (왼쪽부터) 김윤영, 최지희, 랑희, 신유아 <사진=김남미 인턴기자>


【내일N 김남미 인턴기자】20091월 20일, 용산 4구역 재개발 계획 중단을 위해 용산 남일당 건물 망루에 오른 철거민 5명과 시위 진압에 투입된 경찰 1명이 진압 도중 발생한 화재로 인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공권력이 국민을 학살한 사건이라며 국가폭력을 주장하는 용산 범대위 측과 최루탄 등 시위대의 과실로 인해 인명피해를 초래했다는 경찰 측 입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진실 공방이 이어졌다.


작년 9, 경찰청 진상조사위원회는 용산참사 당시 경찰 지휘부가 위험을 예상하고도 무리한 작전을 강행했다라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같은 달, 이낙연 국무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과거 정부의 공권력 남용 행위를 사과했다. 정부가 용산참사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참사가 일어난 지 꼬박 10년만의 일이었다.


지난 18, 용산참사 10주기의 의미를 되새기는 추모와 기억의 밤 용산참사 그리고 나가 열렸다. 주최 측은 추모 행사의 일부로 ‘#용산참사_그리고_를 넣은 글, 사진, 영상 등을 SNS에 공유하는 해시태그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용산참사의 기억을 한데 모은다는 취지다.


이날 무대에서도 용산참사라는 사건이 우리 사회에서 갖는 의미, 자신에게 미친 영향은 무엇인지 등 각자의 기억을 나누는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특히 토크쇼의 패널로 참여한 최지희(민달팽이 유니온 상근자)씨는 “2009년이면 내가 고2였다. 솔직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몰랐다라고 운을 뗐다. 지희는 비록 그 날의 일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주거 문제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도 용산참사는 되게 묵직하고 근본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어렵게 청년주거 문제에 대한 정책들이 나왔는데, 그 정책들도 다시 근본적인 부동산 불패 신화와 마주하고 있다. 대학 기숙사나 공공임대주택을 짓는다고 해도 지역 주민들이 심하게 반대하기도 한다. 집이 철저히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겨지고, 사람이 사는 건 전혀 중요하지 않은 세상이라는 걸 알게 됐다.”


취업도, 생계도 보장되는 않는 막막한 현실 속에서 집 없이 떠도는 달팽이 같은 청년들의 처지는 애초에 부동산 개발로 인한 이익에 대한 열망이 주거권은 물론이요, 생존권까지 저버리게 하는 사회상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20대 공연자 쓰다(싱어송라이터)고등학교 때 용산참사를 보고 처음으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라며 여태까지도 빚을 지고 살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용산참사를 겪고 아주 조금이라도 나아진 부분이 있다면, 그건 고통 속에서도 끝까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말하고 또 버텼던 이들의 지난 세월에 빚진 결과일 것이다. 토크쇼 사회자로 섰던 김윤영(빈곤사회연대) 씨는 행사 직후 인터뷰에서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가 용산참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때 당시 참사에서 쫓겨났던 사람들은 대부분 상가 세입자였다. 그들이 쫓겨나는 방식은 지금의 법으로는 불법이다. 만약 그 사람들이 싸우지 않았고 상가 세입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침묵했다면 사실 이런 변화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아주 약간의 변화라고 해도 꾸준히 이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시선을 놓지 않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에 대해서 계속 주목하고 얘기하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어떤 의미이고 책임인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김남미 기자 nammi2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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