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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8-23 11:36:22
  • 수정 2019-08-12 12: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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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혁 칼럼니스트는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격동의 시기를 지켜보며 민주주의란 무엇이며, 그것이 진정 우리에게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물음을 가졌다. 그 물음에 대한 답을 도서관의 책보다 역사의 현장에서 찾아보고자 여행을 계획했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지원하는 ‘민주로드-민주야, 여행가자’에 참가하게 되었다. 단국대학교 법과대학에 재학 중인 "민주 L.O.D (Law Of Democracy)" 팀 3박 4일 간의 여정을 미디어내일을 통해 전하기로 했다. 그 세 번째 이야기.


오늘은 6월 민주항쟁과 헌법의 연관관계를 탐구하고자 서울시내의 세 곳을 찾았다.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사건을 이한열기념관, 남영동대공분실(경찰청인권센터), 명동성당을 방문함으로써 민주항쟁과 헌법의 긴밀한 관계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또한 실제 민주항쟁이 일어났던 장소인 명동성당을 탐방하여 수많은 희생으로 지켜진 헌법의 소중함을 살펴보게 되었다.


○ 이한열기념관

국민들은 유신헌법에 따른 통치가 끝나자 그동안 바라던 민주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전두환을 중심으로 하는 신군부가 정변을 일으켜 정권을 장악하였다. 이로 인해 1980년 초,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과 대학생의 시위가 전국적으로 일어나게 되었다. 민주화운동은 지방을 중심으로 전개되다 서울에까지 닿게 되었는데,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는 민주주의의 회복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민주화운동의 전개과정 중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일부 군인들이 군대를 동원하여 광주에서의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했고, 이 과정에서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 (사진 = 우종혁)


이한열 열사는 1987년 6월 민주항쟁과 6․29 선언의 도화선이 된 인물이다. 시위에 참여하던 이한열 군은 당국이 쏜 최루탄에 맞아 사망하게 되었고 이에 국민들이 반발하여 민주시위가 한층 더 활발해졌다. 이는 헌법적으로 볼 때도 헌법 제 21조 1항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와 2항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에 어긋난다고 볼 수 있다. 시위에 대한 과잉진압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사건으로 국민의 생명권을 침해한 사건으로 바라볼 수 있다. 당시 시절에 이러한 과잉진압이 만연했다는 점 또한 우리 모두 반성하고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이한열열사는 뒤늦게 광주에서의 탄압 사실을 알게 되어 본인을 책망했다고 한다. 그는 “행동하는 양심으로 부끄럽지 않기”위해 거리에 서게 되었다. 그러나 6월 9일 최루탄에 맞아쓰러졌고 사경을 헤메다 22살이라는 어린나이에 숨을 거두었다. 그의 희생을 통해 우리나라 대통령을 국민의 직접 투표로 뽑는 직선제를 비롯한 민주주의가 전개될 수 있었다. 기념관 내에 전시된 연세대학교 화학공학과 깃발을 보게 되면 이한열열사의 혈흔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내게 묵직한 감정의 메아리로 돌아오는 듯하다. 이한열이 꿈꾸었던 세상은 무얼까. 현재 2018년, 이한열이 꿈꾸었던 세상은 실현되었을까? 많은 생각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 남영동대공분실 (경찰청 인권센터)


박종철열사는 민주화운동가로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언어학과에 재학 중이던 1987년 1월14일에 하숙집에서 치안본부 남영동대공분실 수사관 6명에게 연행되어 물고문을 받았고 이후 치사했다. 이에 경찰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라는 논리적으로 허점이 가득한 궤변을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 (사진 = 우종혁)


남영동대공분실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사회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2005년까지 사용되었다가 경찰의 과거사 청산 사업의 일환으로 경찰청 남영동 인권센터로 역할을 바꾸어 운영 중이다. 이 사건은 현행 헌법 제 12조 1항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속‧압수‧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와 2항 ‘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아니하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에 어긋나는 사건으로 헌법적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군사독재 시절 이런 일들이 만행했던 것들에 대한 반성의 필요성도 느낄 수 있다.


남영동대공분실이 위치한 경찰청 인권센터 4층에는 박종철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마주한 부모님께의 옥중편지는 눈물을 자아내게 했다.


“저들이 비록 나의 신체는 구속을 시켰지만 , 나의 사상과 신념은 결코 구속시키지 못합니다. 저를 포함한 수많은 노동자, 학생들이 구속되어 있는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입니까. 누가 우리를 구속시켰습니까. 저들을 미워합시다. 그리고 저들이 저들 편한 대로만 만들어 놓은 이 땅의 부당한 사회구조를 미워합시다. 악한 것을 악하다고 말할 용기가 없다면 마음 속으로 진실하게 믿는 용기가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엄마 아버지의 막내는 결코 나약한 인간이 아닙니다.”


당당하고 강한 어조의 편지는 당시 결연했던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더불어 강한 의지로 부당한 사회현실을 타파하고 개선하고자 노력했던 박종철열사의 희생을 가슴에 새기어야겠다 다짐했다.


○ 명동성당


남영동 대공분실과 이한열기념관이 도화선이라고 한다면 실제 상황이 긴박하게 진행되었던 곳은 명동성당이다. 1987년 5월 18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김승훈 신부는 5·18 민주화 운동 7주기 추모 미사에서 박종철 고문치사와 관련된 경찰의 은폐 조작을 폭로했다. 그해 6월 10일, 신세계백화점 앞 로터리와 퇴계로, 명동 주변의 거리에서 치열한 시위가 벌고, 이날 경찰에 밀리던 시위대는 명동성당으로 들어왔다. 이후 6월 15일까지 명동성당에서 농성이 진행되는데 이러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전 국민의 민주화 열망이 뜨겁게 타올라 6월 민주 항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 (사진 = 우종혁)


이후 1990년대에는 명동성당이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 외국인 노동자 문제, 공안 정치를 비판하는 시민운동의 공간이 되었다. 명동성당은 단순한 종교 건물이나 관광 명소가 아니다. 박해를 이겨 낸 한국 천주교회의 상징, 민주화 운동의 성지로서 의미를 되새겨 보는 공간이다.


오늘은 여행은 6월 민주항쟁과 헌법의 연관관계를 탐구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첫 번째 시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이번 여행은 ‘민주주의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민주주의가 우리나라에 이룩하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많은 분들께서 부당한 사회현실과 구조를 개선하고자 투쟁했고 목숨을 잃으셨다. 당시의 희생과 아픔을 거름으로 하여 오늘 날에 비로소 민주주의가 꽃피울 수 있었다. 법학도로서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사건을 탐구하고 관련한 곳을 방문함으로써 그들께서 희생하심에 따라 헌법의 정신과 가치가 존중되어지고 지켜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일은 이 여정의 마지막이자, 가인 김병로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 떠난다. 지난 70년 우리 헌법은 수많은 이들의 희생으로 지켜질 수 있었다. 앞으로의 70년, 그 역할을 우리에게 주어진 듯하다.


우종혁 칼럼리스트


서울영동고등학교 졸업

단국대학교 법과대학에 재학 중

바른정당 서울특별시당 청년대변인 , 대학생위원회 정책팀장

"따뜻한 공동체, 상식이 통하는 사회,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어 하는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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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본 여행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민주로드 - 민주야, 여행가자’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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