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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도, 민주주의를 만나다] 두번째 이야기 , 우종혁 -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제헌헌법초안’ 관람, 잊혀지고 있는 제헌절이 안타까워 - 헌법재판소를 거쳐 대법원으로, 또다른 견제와 균형
  • 기사등록 2018-08-22 13:13:46
  • 수정 2019-08-12 12: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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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혁 칼럼니스트는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격동의 시기를 지켜보며 민주주의란 무엇이며, 그것이 진정 우리에게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물음을 가졌다. 그 물음에 대한 답을 도서관의 책보다 역사의 현장에서 찾아보고자 여행을 계획했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지원하는 민주로드-민주야, 여행가자에 참가하게 되었다. 단국대학교 법과대학에 재학 중인 "민주 L.O.D (Law Of Democracy)" 34일 간의 여정을 미디어내일을 통해 전하기로 했다. 오늘은 그 두 번쨰 이야기.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정부 수립 70주년을 기념해 특별전 그들이 꿈꾸었던 나라를 마련했다. 이 전시회에서는 격동의 시기였던 1945년부터 48년까지 3년의 시간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특히 가장 관심이 있었고,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헌법학자 유진오의 제헌헌법초안이었다. 이는 1948년 남조선과도정부 사법부 법전기초위원회 헌법분과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던 유진오의 헌법 초안 1회 초고와 사법부 제출안을 전시하고 있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탄생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제헌헌법의 초안을 보게 되어 법학도로서 두근거리는 감정을 감출 수 없었다.


▲ (사진 = 우종혁)


제헌 헌법은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를 벗어나 독립국가로서 발돋움할 수 있는 근간이 되었다. 특히 제헌헌법에는 대한민국이 3.1 운동의 독립 정신을 계승하고 있으며, 민주공화국임을 밝혔고 1948717일에 최초의 헌법이 공포되면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으로 출범할 수 있었다. 이후에 우리나라는 9차례에 걸쳐 헌법을 개정했고, 그에 따라 정부를 구성하고 수립하여 오늘에까지 이르고 있다.


제헌 헌법의 초안 작성을 요청받은 유진오는 "대한민국의 독립이 단순한 연합각국의 승리와 후원의 선물이 아니고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나라 국민이 3.1정신과 같은 위대한 정신을 가지고 종시 일본제국주의와 투쟁한 결과"라고 주장했으며, 제헌 헌법은 전문에서 3.1 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한 독립 정신을 계승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말에 필자는 법학도로서 가슴 뭉클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불어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임을 제1조로 내세웠는데,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국민의 기본권을 폭넓게 보장했고 모든 국민이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음을 명시했다. 특히 경제적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사회 정의와 균형 있는 경제 발전을 위해 이 자유를 제한할 수 있으며, 중요한 자원과 기업은 나라가 운영하고, 노동자들이 기업의 이익을 균등하게 나누어 받을 수 있다고 밝혔기도 했다. 일제 강점기의 반민족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부칙에 두었다. 이렇게 우리나라 최초의 헌법이 탄생했다.


제헌헌법의 가치와, 제헌기념일(제헌절)은 그 자체로도 숭고하지만 이제 기념만 할 뿐 많은 사람에게서 잊혀진 신세다. 더욱이 제헌절의 의미를 되새기고자하는 국민의 분위기도 많이 사라졌고 제헌절을 아예 모르는 초등학생들도 많다고 한다. 안타깝다. 헌법은 국가의 근간이자, 국가정체성을 담는 큰 기틀이다. 이번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의 전시를 보고 법학도로서 새롭게 태어난 기분이었다.


헌법재판소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자리한 경복궁역에서 조금 부지런히 걷다보면 안국역에 위치한 헌법재판소를 만나볼 수 있다. 많은 이들에게는 탄핵정국 속 헌법재판소의 이미지가 크게 각인되어있을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을 수 있다. 이렇게 사안에 따른 헌법을 재판하는 곳이 헌법재판소이다. 정확하게는 한 국가 내에서 최고의 실정법 규범인 헌법에 관한 분쟁이나 의의를 사법적 절차에 따라 해결하는 특별재판소이다.


그 역사를 알아보자면 우리나라에서는 1960년 제2공화국 헌법에 헌법재판소의 설치가 규정되기도 했으나 실제 구성이 되기 전, 5.16군사정변이 발발하여 그 설립이 무산되었다. 이후에는 법원과 헌법위원회가 헌법적인 분쟁들을 종합적으로 담당하다가 개정된 현행 헌법에서 다시금 헌법재판소제도가 도입되어 1988년 헌법재판소가 최초로 구성되었다.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소는 법원의 제청에 의한 법률의 위헌여부 심판, △탄핵의 심판, △정당의 해산 심판, 국가기관 상호간,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 및 지방자치단체 상호간의 권한쟁의에 관한 심판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헌법은 가장 상위에 위치한 최고 법이지만, 시대의 변화에 맞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을 때가 있기 마련이다.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생기므로 헌법재판소의 역할을 굉장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같은 내용을 두고 유권해석 등의 판단이 달라 분쟁이 생기는 경우에 헌법재판소가 그 역할을 하게 된다. 개인과 개인 간의 문제를 다루는 법원이 아닌, 법과 법의 충돌 등을 다룬다는 점에서 신기하고 흥미로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는 헌법재판소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함께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창립 30주년 역사기록 특별전'을 열고 있다. 특별전은 △헌법·헌법재판소 연대표 △헌법재판소, 한국현대사에 등장하다헌법재판, 국민에게 다가가다 △헌법재판소, 30년 역사를 돌아보다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헌법의 역사와 헌법의 가치, 방향성 등을 체계적이고 다채롭게 준비해 놓았다. 오늘 개막식을 맞이하여 처음 선을 보이게 되었는데, 이 자리에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헌법과 헌법재판의 중요성을 되새길 수 있었고, 미래에도 지금까지의 30년 역사를 근간으로 하여 헌법과 국민이 함께 해야 한다는 다짐을 가지게 되었다.



대법원


대법원은 법의 구체적 해석과 적용 등을 담당하는 사법부의 최고기관이다. 현행 국가조직은 삼권분립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입법권은 국회, 행정권은 행정부(정부), 사법권은 법원에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중 대법원은 법원의 최고기관이며, 최고법원이다.

▲ (사진 = 우종혁) 대법관에 전시된 대법관 모형


대법원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웅장함과 무게감은 아직도 생생하다. 특히 법원전시관 내에 전시된 대법원 건물의 모형도 가볍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법원 내에 마련된 법원전시관을 모두 관람하고 문밖으로 나서면서 다시끔 대법원의 중압감을 느끼게 되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논란 중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거래 의혹사건으로 인해 웅장함이 무색해지는 듯했다. 법학도 일곱이서 이 주제로 즉석 토론을 펼치게 되었는데 우리의 생각은 거의 대동소이했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입법을 위해 국회의원을 압박하거나 회유하는 등의 로비를 벌인 정황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검증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일선 법관들에게도 이 부분이 사법부 개혁의 동기로 작용할 거고 결국은 사법부 독립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시금석이 되기 때문이다. 즉 이 부분은 명백히 수사해서 책임을 물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사법부는 사법농단 사태 수사를 위한 관련자들에 대한 검찰의 영장청구를 기각하고 관련 문서에 대한 임의제출 요구를 거부하는 등 여전히 진상규명에 미온적이다. 사법부의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철저한 수사 협조 및 수사를 통해서 관련자들의 책임을 엄하게 묻는 길 외에는 방도가 없다. 이를 통해 대법원이 가지고 있던 본래의 웅장함과 최고법원으로서의 무게를 되찾길 바란다.


오늘은 여행은 법의 탄생부터 나아갈 미래까지를 고찰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첫 번째 시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이번 여행은 민주주의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민주주의가 우리나라에 이룩하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법은 대한민국의 근간으로서, 큰 기틀로서의 역할을 했다. 법학도로서 우리나라 법을 다각적으로 바라보며 느끼는 것들을 바탕으로 스스로 더 큰 성장을 했으리라 믿는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에 우리 법의 가치와 방향, 목적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도록 더 깊은 여행을 만들어갈 것이다. 내일은 남영동대공분실과 이한열기념관, 명동성당과 같이 민주화운동의 성지를 찾아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권리의 뿌리를 찾아보겠다.



우종혁 칼럼리스트

서울영동고등학교 졸업

단국대학교 법과대학에 재학 중

바른정당 서울특별시당 청년대변인 , 대학생위원회 정책팀장

"따뜻한 공동체, 상식이 통하는 사회,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어 하는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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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여행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민주로드 - 민주야, 여행가자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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