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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8-20 09:38:41
  • 수정 2019-08-12 12: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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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

성균관대학교에서는 최근 셔틀버스를 폐지하고, 대신 마을버스 종로 07번을 투입하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통학생들에게는 현재 환승이 되지 않는 셔틀버스보다, 환승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마을버스가 들어오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그러나 이 방안은 곧 반대에 부딪히게 된다. 자취생들이 "기존에는 300원만 내고 다닐 수 있었는데, 셔틀버스가 없어지면 900원(마을버스 기본요금)을 내고 다녀야 한다. 마을버스의 셔틀버스 대체를 반대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성균관대학교 관리팀에 따르면 타 대중교통과의 환승 허브인 혜화역에서 승차하는 인원이 셔틀버스 승하차자의 90%에 육박하고, 나머지 5개 정류장의 승하차 비율은 10%밖에 안 된다고 한다.


Ep.2

2017년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두 선본 중 한 선본이 '교통비 지원' 공약을 낸 적이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한 바탕 난리가 났었다. "자취생이 더 힘든데 통학생들 교통비를 왜 주냐?""월세 지원이 먼저 아니냐?" 등 자취생들을 중심으로 온갖 비난이 쏟아졌고, 결국 해당 선본은 그 공약을 철회해야했다. 이 때도 많은 통학생들의 의견은 철저히 묵살되었다.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적응이 힘든 대학생들"


"집 구하기 너무 힘든 자취생들"


"학생들과 주민들의 기숙사 갈등"


대학생 담론은 거의 대부분 "지방에서 올라와 타지에서 고생하는 자취생"을 디폴트로 그려진다. 자취생들의 애환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과연 서울 지역 대학생의 절대 대다수가 자취생일지, 그리고 통학생들은 정말 자취생들의 말대로 '힘들지 않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문제 의식조차도 형성되지 않고 있다. 정말 문제 의식도 형성되지 않을 만큼 무시되어도 좋은 사람들인가.


'5호선 통학러들의 한숨소리' '4호선 통학러들의 비명소리'


"O호선 통학러들의 한숨소리"라는 제목으로 전 노선

페이스북에서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페이지이다.

통학생들 역시 통학생으로 겪는 애환에 대해 '공감'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페이지들이 인기를 끌고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그리고, 자취생 담론이 주 담론이 된 지금의 대학 담론에서는 자취생의 장점인 '성인으로서의 독립성 보장'은 자취생들의 어려움에 묻혀 잘 부각되지 않으며, 성인임에도 부모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특히 여학생일수록 더욱 심한 '통금'에 대한 문제는 전혀 부각되지 않고 있다.


물론, 과도한 자취생 디폴트 선정은 대학 담론 자체가 '서울 소재 대학'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반론이 들어올 수 있다. 그러나 이번 7월 마포평생학습관에서 개최된 '복학왕의 사회학' 북 콘서트에 방문하며 느낀 것은 서울 소재 대학에 통학하는 '서울 출신 대학생'만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지방 소재 대학에 진학하게 되는 '서울 출신 대학생' 역시 잊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지방대 담론을 처음 꺼낸 계명대의 교수님은 아주 자연스럽게 지방대의 학생은 '그 지방의 학생'으로 규정하고 이 전제에 대해 문제 의식을 전혀 생각하지 못하셨다. 서울 소재 대학 담론에서는 '서울의 학생'이 없고, 지방대 담론에서는 당연히 '그 지방의 학생'이 다닌다면, 중고등학교때 14반까지 있던 나의 중고등학교 동창들은 다들 어디로 갔는가.


서울 역시 하나의 지역이고 공간이다.

단지 '수도이자 제1도시'라는 이유만으로, 그 공간에서 태어나고 살아온 친구들이 잊혀질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정당에서의 대학생위원회 역시 전국단위와 시도당 단위가 어느정도 분리되어야 하며, 서울시당에서는 "서울의 동창들은 어디로 갔는지" "통학생들의 애환은 무엇인지"를 조금 더 헤아릴 필요가 있다.


정수현 칼럼니스트


바른미래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성균관대 사학과 재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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