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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11-09 19:4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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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노공화(盧公畵)】지난 25일 다녀가신 분들 말고, 26일, 화요일 이후 이곳을 다녀가신 분들이 2만 명을 넘었습니다.


하루 종일 저희 집 대문 앞에서 저를 나오라고 소리를 치십니다. 한번 씩 현관에 나가서 손을 흔들어 봅니다만, 그분들도 저도 감질나고 아쉽기만 합니다.


토요일에는 나가서 악수도 하고 사진도 찍어 보려고 시도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만 뒤엉켜서 엉망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꾀를 내 둑길을 따라 화포천까지 걸었습니다. 둑길을 걸으면서 사람들을 분산시켜 도중에 손도 잡고 사진도 찍어보자는 계산이었습니다. 도중에 몇 번 시도해 보았지만 엉키는 것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화포천까지 가서야 끝까지 함께 오신 몇 분과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돌아오는 들판 길에서 다시 새로 오신 분들과 만남을 시도해 보았으나 역시 사람이 넘쳐서 인사를 포기하고 그만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일요일은 아침 마실을 나갔다가 일찍부터 오시는 분들이 많아서 결국 쫓겨(?)들어왔습니다. 오후에는 봉화산으로 도망(?)을 갔습니다. 봉화산 정상에 올라가서 마을을 내려다보고 손을 흔들어 손님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얼굴도 알아 볼 수 없고, 소리쳐도 들리지 않는 거리에서도 서로 인사가 통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내려오는 길에는 산까지 올라오는 분들이 있어서 손도 잡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마을 가까운 야산은 우리 아이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고, 풀, 벌레, 새, 들짐승의 생태계가 풍성하여 자연을 느끼고 학습할 수 있는, 그래서 누구라도 편안하게 걷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숲으로 다시 가꾸면 좋을 것입니다.


이런 저런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얼마나 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2008. 3. 3. 봉하에서 띄우는 두 번째 편지, 노무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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