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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8-15 23:38:48
  • 수정 2019-08-16 09: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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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한지민 씨가 제2회 기림의 날 기념식에서 한 유족의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정승호 기자>



【미디어내일N 정승호 기자】 여성가족부가 14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님들과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림의 날 행사를 열었다.


기림의 날을 공식 기념식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기림의 날'(이하 기림의 날)로 김학순 할머님이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임을 스스로 고백한 날이기도 했다.


지난해에 정부는 일본군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을 기리고, 일본군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기림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 기념식을 열고 있다.


이날 배우 한지민 씨는 자신의 어머니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였음을 뒤늦게 알게 된 한 유족의 편지를 낭독해 기념식장을 숙연하게 했다.


한지민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편지에 쓰인 애잔한 사연을 읽어내려갔다. 편지는 “어린 시절, 또래의 친구들에게 우리 엄마는 평양이 고향이신데, 전쟁 때 다친 군인들을 치료하는 간호사였다고, 우리 엄마는 참 훌륭한 분이라고 자랑을 했었다"며 "하지만 엄마가 일본군 성노예로 있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저는 너무나 어린 나이였다. 철없는 저는 엄마가 부끄러웠다"라고 사연을 털어놨다.


이어 편지는 엄마가 생전에 '끝까지 싸워다오. 사죄를 받아다오. 그래야 죽어서도 원한 없이 묻혀 있을 것 같다'고 소원했지만, 결국 엄마가 바라던 진정한 사과를 받지 못하는 현실이 억울하고 분하고 미안하다고 썼다.


▲ 14일 기림의 날 기념식에서 일본군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이옥선, 이용수 할머님이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의 기념사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정승호 기자>


이어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기념사를 통해 "나라를 잃었던 암흑의 시기에 할머님들은 모진 핍박을 받았다“며 "제대로 위로도 받지 못했지만, 할머님들은 슬픔에만 머물지 않고 세상 밖으로 나왔다”고 할머님들의 용기를 증언했다.

고 김학순 할머님 증언 이후 많은 할머님이 자신의 고통 세상에 알리며 당당한 인권운동가의 삶을 살았다.


진 장관은 이어 "그 어떤 인권 운동가보다 큰 울림 준 할머님들이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며 "올해 초 돌아가신 김복동 할머님를 포함해 지난 한 해 8분이 돌아가셨다“며 가슴 아파했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성노예 피해 생존자는 이제 단 스무 명뿐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면서 진 장관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보편적 여성 인권의 문제로 정립하고 역사적 교훈으로서 기억할 수 있도록 자라나는 세대를 교육하겠다“며 ”나아가 전 세계적 관심과 연대를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평화와 인권을 이야기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날 2주기 기림의 날 기념식에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김경애 할머님, 이옥선 할머님, 이용수 할머님 등이 참석했다.


기념식 후 이용수 할머님은 "일본이 지금도 아니라고 말한다. 거짓말쟁이들을 겪어가면서 내가 살아왔다. 일본군 성노예가 스스로 갔다고 말하는데,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열네 살에 거기 가서 당했다. 일본은 거짓말쟁이고 아베를 용서할 수 없다."


이어 "역사의 산증인들이 이렇게 있는데 자기들끼리 협상을 해서 우리를 다시 팔아먹었다“며 ”지금 일본의 경제보복은 하나도 겁 안 난다. 이것이 전화위복이 돼야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잘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인류 보편적 관점에서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평화와 여성 인권에 대한 메시지로서 국제 사회에 공유하고 확산해 나가겠다"며 "정부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할머님의 용기에 힘입어 슬픔과 고통을 세상에 드러낸 할머님들께서는 피해자로 머무르지 않으셨다"며 "여성 인권과 평화를 위해 연대하는 인권운동가가 되셨고 오늘 1천400회를 맞는 수요집회를 이끌며 국민과 함께하셨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최근 혼다 전 미국의원도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해 "일본 정부는 (성노예) 피해자에게 분명하게 사죄해야 한다"며 "교과서에도 (일본군 성노예 관련 내용을) 실어 미래 세대가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승호 기자 saint@usn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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