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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8-08 19:47:59
  • 수정 2019-08-12 0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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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내일N 박효영 기자】 이촌향도 현상은 아주 오래전부터 진행돼왔다. 지방은 초토화됐다. 수도권 면적은 대한민국의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인구는 절반(약 서울 900만+경기 1300만+인천 299만)을 차지한다. 지방보다 수도권의 인프라가 더욱더 발전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 격차는 커질 수밖에 없다. 토목건설 위주의 정치는 수도권 심화 현상과 맞닿아 있다.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앙당사에서 기자와 만나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은) 한국 같은 상황에서 자기 지역구에 어떻게든 도로를 확충하거나 부동산값을 올릴 수 있는 요인들을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토목건설 위주의 행정을 지양하기가) 쉽지 않다”며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 다 마찬가지고 정의당조차도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 Great Train Express)나 신도시 문제에서는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녹색당만 유일하게 반대하고 있다. 지역구의 표를 의식하면 절대 할 수 없는 일들이다. 거기 지역에 사는 분들은 분명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예를 들어 파주에 살고 있는데 서울까지 40분에 갈 수 있는 철도를 뚫는다고 하면 그걸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개인의 욕망이 자극되면서”라고 설명했다.


▲ 신지예 위원장이 녹색당 중앙당사 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효영 기자>


일단 신 위원장이 뽑은 지난 일주일간 녹색당의 활동 키워드는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2020 여성출마프로젝트 쇼케이스 △아시아퍼시픽 태평양 녹색당 정기 온라인 회의에서의 활동 소개 준비 등 3가지다.


신 위원장은 재차 “나도 파주시민이라면 그걸 찬성하고 싶을 것 같다”며 “내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것이니까. 하지만 더 넓은 차원에서 보면 그게 정의롭고 또 지속가능한 것일까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빅픽처가 있다면 그 안에서 조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면 파주시민들이 거기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요인들이 무엇이 있을까. 왜 강남과 가까워져야 하는가. 그 이유는 일자리(촘촘하게 갖춰진 삶의 기반)가 다 강남(서울이나 수도권의 의미)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고 “KTX(한국형초고속열차 / Korea Train Express)도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지난 1월 말 문재인 정부가 예타(예비타당성심사) 면제 계획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일었는데 신 위원장은 “어떤 기사 하나를 봤다”며 “지방에 병원 하나 짓는 것보다 서울로 빨리 오게 해서 급한 환자가 큰 병원에 가는 것이 훨씬 좋다고 하더라. 단기적으로 보면 그게 맞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지역 자체가 생존 불가능한 순간이 올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사실 신 위원장은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운동을 설명하면서 자연스레 논의를 확장했고 그러면서 토건 행정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설파했다.


신 위원장은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를 위해) 끈질기게 싸워온 시민들은 거의 다 녹색당 당원들”이라며 “소송을 걸거나 설악산 안에 사는 동물들의 권리에 대한 포럼을 열거나 1인 시위를 하거나 당원들이 많은 힘을 쏟았다. 케이블카 자체가 수익을 위한 사업인데 그곳에 사는 산양이나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지가 사라지게 되는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동식물의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것 외에도 신 위원장은 “모든 산에 케이블카가 있는데 굳이 설악산에까지 있어야 할까 싶다”며 “지속가능한 윤리적 관광에 대해 관심이 커졌는데 우리가 사실 이국적이고 색다른 곳에 가서 케이블카를 타고 싶은 것이 아니라 거기서 다른 방식으로 힐링하고 싶은 것인데 왜 다른 것들을 선택하지 못하고 케이블카를 만들어야 할까. 산이 산이 아니게 되어버린다”고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배경에 대해 신 위원장은 결국 “지자체가 어느 하나의 지역에서 좋은 성과를 이뤄내면 다른 지자체에서도 다 따라 한다. 예를 들면 구름다리를 만들어서 대박 났다. 그러면 다른 지역에서 구름다리를 더 길게 만들어서 한국 최장 길이라고 홍보한다”고 거듭 설명했다.


슷한 맥락에서 작년 산천어 행사에 대한 찬반 문제로 논란이 있었는데 신 위원장은 “산천어가 그 지역에서 나온 어류가 아니다. 산천어 행사를 하기 위해 경기장 두 배 정도 되는 땅의 크기를 파서 낮은 지역에 강이 흐르는 것을 파헤치고 물 수위를 높게 만들어서 다른 곳에서 양식한 산천어를 가지고 오는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그 빙어들이 다 갈 데가 없고 가두리 양식으로 만들어놓고 행사를 치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신 위원장. <사진=박효영 기자>


제주 신공항 문제도 마찬가지다.


신 위원장은 “제주 오름이라고 유명한 지역인데 보존 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그걸 다 무시한 채로 제주도청이 공항을 깔기로 했는데 그 지역 도의원들의 땅 보유와 연관돼 있다는 말이 있다”며 “그곳도 철새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고 오름 자체가 자연경관이 굉장히 훌륭한 곳인데 원래 지을 수 있는 다른 공간이 있음에도 그 땅을 활용해서 신공항을 짓는 것에 대한 도민들의 반대가 강하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에 따르면 원희룡 제주지사 체제는 “현재의 공항(제주시 용담2동)을 확충해서 추가 공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프랑스의 항공 엔지니어링 단체가 그 방법을 추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비자림’이라는 500년 된 숲을 신공항 짓는 것 때문에 다 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신 위원장은 지난 3일 “2020 여성출마프로젝트 쇼케이스를 잘 끝냈다”며 “한 달 동안 4회차 정도 진행했고 참가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슬로건, 정책 방향, 전략, 포스터를 직접 만들어보고 캠프를 꾸려서 그날 발표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전했다.


이어 “엉성한 부분도 있겠지만 짧은 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잘 준비를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올가을 즈음 경쟁 구도가 시작되겠지만 신 위원장은 “(이번 쇼케이스에서) 평가는 하지 않았고 서로 서로의 것을 들어주고 복돋아 주는 자리였다. 경쟁하거나 이런 구도는 아니었고 용기를 주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그야말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신 위원장은 “비혼주의자들을 위한 정치, 없이 사는 사람들을 대변한다, 언니들의 시대를 열겠다 등 꼭 페미니즘이 아니라도 다양한 슬로건들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7일 아시아 퍼시픽 태평양 녹색당 정기 회의에서 “2020 여성출마프로젝트에 대해서 브리핑하는 시간”을 마쳤다.


해외의 녹색당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신들도 한국에서의 여성 운동 또는 녹색당 활동에 관심이 많다.


신 위원장은 “해외 언론들은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페미니즘 운동에 관심이 많다”며 “얼마 전에 프랑스, 일본 매체와 인터뷰를 했었는데 그분들은 미투 운동과 불법 촬영물에 관심이 있었다. 이 두 가지가 한국이 가장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분야”라고 밝혔다.


박효영 기자 edunalist@usn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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