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9-07-29 18:32:52
  • 수정 2019-08-09 15:21:10
기사수정

【미디어내일N 박효영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자유민주당이 집권한 지 7년이 흐른 뒤 일본 시민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는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당사에서 기자와 만나 “두 줄로 요약한다면 한류는 이상 없고 아베는 흔들린다. 현장에서 목격한 것은 아키하바리 마지막 유세 현장에서 아베 야메로(그만해) 아베 카에레(돌아가라) 목소리가 굉장히 많이 나왔다. 이번 총선 결과만 보더라도 반 아베 정치 세력이 중요한 몇 곳에서 승리한 것이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지난 20일부터 2박 3일 동안 일본 참의원 선거 현지 취재를 다녀왔다.


▲ 오태양 미래당 공동대표는 일본 방문기를 실감나게 들려줬다. <사진=박효영 기자>


오 대표는 “신주쿠의 오쿠보 초등학교에 가서 20~30분 기다렸는데 투표장에 들어가거나 나간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 너무 주택가 쪽이라 그런지 번화가로 나가봤는데도 마찬가지였다. 30분이나 시도했는데 10명도 인터뷰를 못 했다. 투표를 너무 안 하더라. 전체 투표율도 48%가량이었다”며 “아베 총리가 2012년부터 7년째 집권 중인데 아베 내각에 대한 피로감, 실망감, 거부감 등이 낮은 투표율에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이어 “중요한 것은 대안 세력이 부족하니까 일본 투표 동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일단 21일 실시된 참의원 선거 결과는 아베 총리의 반쪽짜리 승리라고 정리할 수 있다. 아베 총리의 목표는 평화 헌법 개정(9조 전력보유 금지와 국가 교전권 불인정)을 위한 의석수를 확보하는 것이다. 자민당은 단독 과반은커녕 보수 우파 연합을 통한 개헌안 발의선에도 미치지 못 했다. 전체 245석 중 165석(3분의 2)을 얻어야 하는데 자민당(113석)+공명당(28석)+일본 유신회(16석)를 다 합쳐도 156석에 불과했다.


▲ 오미자차를 직접 준비해오는 오 대표. <사진=박효영 기자>


오 대표는 “전체적으로 일본 유세 현장이 일장기와 욱일기로 뒤덮여 있었다. 나치 깃발이 독일 총선 유세 현장에서 나부끼는 것과 같다. 아베 총리가 마지막 유세 현장에서 일본의 힘을 세계에 보여주자고 하면서 이겨보자를 연호했으니 자민당 차원에서 부추겼다고 볼 수 있다. 일본으로서 과거의 찬란했던 제국주의적 영광을 되찾겠다고 하는 목표를 굉장히 강조하는 측면을 많이 봤다”고 증언했다.


일본의 정치 환경은 사실상 자민당을 제외한 야당에게 매우 불리하다. 자민당은 1955년 창당된 뒤 2009년~2012년을 제외하고 61년간 일본 정치를 지배해왔다. 선거로 정치 권력을 교체하는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자민당 일당 독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오 대표는 “(현지에서 보니) 반대파들의 목소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차단하고 있었다. 일본이 과연 민주주의 국가가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였다”며 두 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먼저 “평화 헌법을 지키자거나 헌법 개정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을 인터뷰하고 있는데 뒤에서 신고가 들어왔다. 아베 총리에 대해 반대하는 인터뷰를 하고 있다고 누가 신고했다. 이걸 누가 듣고 위험할 수 있다면서 우리에게 알려줬다. 그래서 인터뷰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아베 물러나라고 외치는 시민을 뒤에서 잡아채서 뇌진탕 걸릴 정도였다.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정치적인 의사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는구나 그렇게 느꼈다”는 점이다.


▲ 오 대표는 일본 현지에서 최대한 불매운동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미래당은 일본 불매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노노 재팬’ 앱을 비롯해 여러 산업 분야에 걸쳐 일본 불매운동이 일고 있는데 무엇보다 일본 여행을 가지 말자는 흐름이 강렬하다. 그래서 일본 방문이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


오 대표는 “가기로 결정한 것이 월요일(15일)이었는데 그 사이 불매운동 여론이 확산됐다. 그래서 좀 부담이 됐다. 가서 최대한 소비를 줄이고 일본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쪽으로 방침을 정하고 다만 관광 목적이 아니라 업무상 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대로 추진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국적기를 이용하고 한인 민박을 이용하고 한국 식당에서 밥 먹고 현지 소비를 줄이려고 한국에서 음식을 싸갔다. 햇반, 라면, 김치를 싸갔다. 하지만 물이나 지하철을 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우리가 불매운동을 하자는 것이 일본과의 교류 자체를 단절하자는 것은 아니니까. 그럼에도 불매운동의 취지에 공감하니까 (현지에서도 최대한) 노력했다”고 말했다.


미래당 차원의 불매운동에 대해 오 대표는 “일본에 대해 몰랐던 정보가 발굴되고 또 역사를 알아가려는 노력에 힘이 붙었다. 위안부보다 징용 문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징용 문제에 대해 더 알려고 노력하는 흐름이 생겨서 좋은 것 같다”며 “20~30대 청년층의 참여 열기가 다른 사회 이슈보다 높다고 봤다. 청년 세대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가급적이면 일본 정치 상황이나 무역 보복 조치나 역사 문제에 대해 청년층이 잘 모를 수 있으니 썰태양(오 대표가 운용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기 쉽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 온라인으로 공유할 수 있는 프로필 이미지를 제작해서 세 번 배포했다”고 어필했다.


▲ 미래당이 배포한 일본 불매운동 프로필 이미지. <디자인=미래당>


오 대표는 이번 일본 일정을 썰태양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오 대표는 “29만 조회수에 구독자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유튜브 수익도 조금 나왔다. 저희 영상 팀장 이야기로는 일본이 아베 집권 시기에 유튜브에 투자를 많이 해서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콘텐츠를 견제하거나 차단한다고 하더라. 우리 영상도 광고 수익이 30만원 정도 되면 그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다. 일본에서 우리 영상의 내용에 문제 제기를 많이 한 것이다. 신고수가 많아지면 깎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밌었던 것이 참의원 선거 개표 방송을 라이브로 했다. 6개 일본 채널을 돌려가면서 했는데 한국의 동시 접속자 수가 2000명 이상이었다. 분석해보니까 20~30대가 많았다. 거기 댓글에 이런 이야기가 많았다. 내가 살다가 일본 선거 개표 방송을 이렇게 보게 될 줄이야. 그만큼 한일 관계가 국민적 관심사구나 느꼈다”고 덧붙였다.


요즘 미래당 중앙당사는 한산하다. 당직자들이 대부분 휴가를 떠났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중앙 당직자들이 순환제로 해서 1년에 30일 이내로 자유롭게 휴가를 쓸 수 있다. 개인적인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쓴다. 아무래도 여름이 덮고 휴가 시즌이니까 많이 쓰더라”며 “공당 역할을 하기 위해서 휴가계를 제출하면 조정해서 정당 공백이 안 나도록 한다”고 밝혔다.


자연스럽게 미래당 멤버십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는데 오 대표는 구체적으로 “자율 자원 시스템이라서 당직 활동은 자신이 원하는 시간만큼 원하는 대로 일을 하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불규칙적으로 아무 때나 하고 싶을 때 하고 그만두는 것이 아니다. 당직 활동을 시작할 때 이렇게 저렇게 활동하겠다는 일종의 자기 계획서를 쓴다. 상근 당직자, 반상근, 출퇴근 직장인 활동가들이 있는데 나름 기준을 정해서 그 시간에 맞게 일한다”고 풀어냈다.


이어 “대표부터 일반 당직자까지 자원 활동 차원으로 하기 때문에 누구도 유급을 받지는 못 한다”고 강조했다.



박효영 기자 edunalist@usnpartners.com


Copyright ⓒ 미디어 내일엔 & www.nextmedia.co.kr 무단 복제 및 전재 – 재배포 금지


*독자 여러분의 광고 클릭이 본지와 같은 작은 언론사에는 큰 힘이 되며 좋은 기사 작성에 밑거름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medianext.co.kr/news/view.php?idx=2905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기사 작성의 동영상 등록에 동영상 소스를 넣어주세요.

 많이 본 의회 뉴스
게시물이 없습니다.
HOT 뉴스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2th News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내일N 이슈
게시물이 없습니다.
오늘의 뉴스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