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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7-26 15:55:01
  • 수정 2019-08-11 1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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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2019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 인증식`이 열렸다. <사진=총리실>



1. 31일에 개봉하는 한국형 재난 영화 ‘엑시트’는 숨 막히는 유독가스를 소재로 합니다. 이것은 청년들 현실을 은유하는 것이라며 경향신문이 감독과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습니다. 남자주인공(조정석)은 ‘가족들의 핀잔과 구박으로 집에서 제대로 숨도 못 쉬고 사는’ 청년 구직자고, 여자주인공(임윤아)은 돌·회갑 잔치 전문 소규모 컨벤션센터에서 일하는 고용이 불안정한 사회초년생입니다. 이들 청년이 제대로 숨 쉬고 사는 결말이 영화 속에서라도 가능할까요?


2. 청년들이 숨 못 쉬는 이유 중 하나는 채용 비리입니다. 채용 비리 의혹 수사가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KT의 경우 한국당 김성태 의원을 비롯해 총 12명의 부정 채용 청탁 사례가 드러났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의 직무와 관련해 자녀를 부정 채용한 혐의가 인정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은행권 채용 비리 사태는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의 2심 징역 8개월 등 여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태는 최흥집 전 사장이 1심 징역 3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권성동 한국당 의원은 1심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아시아경제가 주목한 소식인데요. 채용비리의 성공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큰데 그에 대한 처벌의 수위가 약한 것은 아닌가 싶네요.


3. 서울신문의 “90’s 신주류가 떴다” 기획 기사는 공무원이 되려는 청년층을 주목하면서 “니네는 꿈도 없냐고? 우린 평범을 꿈꾼다 현실 파악 잘하니까”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그나마 사정이 낫다는 건축공학을 전공한 사람도 공무원 기술직을 도전합니다. 청년층 취업시험 준비자 71만4000명 중에서 일반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은 30.7%에 달하고, 그 외 각종 고시와 공기업, 교원을 준비하는 이들까지 합하면 공공부문 취업 준비생은 53%에 달합니다. 기성세대는 도전정신이 없다고 말하지만 이미 청년들에게 공무원시험 자체가 ‘일생일대의 도전’입니다. “꿈을 펼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지 못한 게 누구인데 꿈 타령이냐” “꿈을 크게 꾸면 굶어 죽기 딱 좋다” “채용 비리가 통하는 곳도 아니니 공무원 시험만큼 깔끔하고 깨끗한 것도 없다” “9급 공무원이 되려고 그렇게 기를 쓰고 명문대 입시를 준비했나 싶어 허무하기도 하다” 같은 청년들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기성세대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4. 기성세대가 청년들의 목소리를 그나마 무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제도적 틀이 생긴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정부의 청년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청년정책추진단’이 국무조정실에 생깁니다. 청와대에 신설된 청년소통정책관(선임행정관)과 협력해 청년층과 소통하고 청년층의 정책 참여를 지원합니다. 15명의 인력을 바탕으로 2022년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만들어진 이 조직이 2022년 이후에는 굳이 더 두지 않아도 무리가 없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라봅니다.


5. 이원재 LAB2050 대표가 한겨레에 “일본처럼 되지 않으려면” 칼럼을 실었습니다. 일본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근본적인 전환을 위한 꿈틀거림은 있었지만 모두 좌절됐습니다. 반원전 탈핵 구호는 정치권의 변심으로 헛일이 됐고, ‘경제 동물’ 오명을 벗으려 유엔의 지속가능발전 목표와 기업 사회책임경영 원칙들은 일부 리버럴 원로 지식인끼리의 대화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고령자 지배사회가 도래하면서 끼어들 틈조차 사라진 청년들은 떠났습니다. 그는 “한마디로 세대 전환에 실패했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일본 사회를 진단합니다. 한국은 일본과 비슷한 문제로 신음합니다. 일부 문제는 일본보다 심각합니다. 고령화 속도도 빠르지요. 이 대표는 “우리는 어떤 새로운 가치를 지향해야 할까? 일본처럼 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라고 묻습니다. 제가 답을 낸다면, 청년들이 스스로 새로운 가치를 개헌으로 새로 만들어질 헌법에 녹여내는 등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정국진 기자 kujjiny@usn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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