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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6-28 23:33:21
  • 수정 2019-08-11 15: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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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포터즈 캠페인에 모인 서울지역 대학생들. <서울시>



1. 세계일보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콜로키엄 ‘한국의 청년은 행복한가’를 주목했습니다. 만15~29세를 대상으로 ‘행복진단’을 했는데 취업 여부나 부모 자산 등에 따라 ‘더 행복하지 않은 청년’이 나타났다는 겁니다. 취업을 한창 준비하는 23~25세의 행복도는 꼴찌를 기록했습니다.(6.02점, 이하 10점 만점) 학력이 높을수록 행복 수준도 높았습니다.(4년제 6.34점, 고졸 5.68점) 고소득층은 취업(6.27)과 미취업(6.30)에 따른 행복도 차이가 크지 않고 되려 미취업자가 더 높은 기현상도 보였는데요. 저소득층은 취업해야 그나마 좀 더 행복해지지만(6.13), 고소득층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미취업 한 저소득층은 매우 낮은 행복도(5.89)를 보였습니다. 비정규직의 행복 수준은 그보다도 낮은 5.78점이었습니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청년 정책이요, 저소득층을 위한 일자리 정책이 청년 정책인 이유입니다. 청년이 불행한 사회에 미래가 있을 순 없겠죠.


2. 채용사이트 사람인이 구직자들이 공감하는 신조어를 조사했더니 ‘이퇴백’ ‘백수’ ‘자소서포비아’ 등이 꼽혔습니다. 이퇴백이란 적성에 맞지 않는 이유 등으로 퇴사해 다시 백수가 된 사람을 말합니다. 입사 1년 미만 신입사원 10명 중 3명이 조기 퇴사하는 요즘 트렌드를 반영합니다. 백수라는 단어는 너무 익숙하다고요? 새로운 의미가 추가됐습니다. 생계유지와 취업 준비를 함께 하느라 취업을 백 번 도전해도 도저히 성공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자소서포비아는 자기소개서 작성에 두려움을 느끼는 구직자들의 마음을 담았고요. 취업하는 대신 결혼을 한다는 의미로 ‘장가·시집’에서 온 ‘취가·취집’이란 말도 공감대를 얻었습니다. ‘취집’은 오랫동안 쓰여온 말인데 ‘취가’는 새롭게 자주 쓰게 되는 말이 됐네요. 실업자인 데다가 신용불량자이기도 하다는 ‘청년실신시대’라는 말은 구직자들을 가장 슬프게 하는 말입니다. 이런 용어를 들은 구직자의 72%는 씁쓸하다고 답했고 27.3%는 우울하다, 24.3%는 답답하다고 했습니다. 구직자의 절반 이상(54%)은 구직 시장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한 사람은 13.8%에 불과합니다. 국민일보가 주목해서 보도했는데요. 쓰인 지 제법 오래된 용어도 있지만 새로 생긴 용어들도 있는데 그사이 취업 시장의 어려움이 더 커진 것을 반영합니다. 몇 년 후에 부정적인 의미가 담긴 용어가 더 새로 생길지, 혹은 더는 공감대를 얻지 못해서 폐기된 말이 될지는 지금의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함께 바꿔 나가야 합니다.


3. 서울신문 김균미 대기자가 “집조차 안전하지 않은 세상”이라는 칼럼을 썼습니다. 신림동 원룸 사건 등 혼자 사는 여성들의 불안을 담았습니다. 최근 들어 언론의 조명을 받게 됐지만, 사실은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사건들이 언론 보도를 계기로 더 많이 알려지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많을 겁니다. 영화 ‘도어락’이 회자되는 등 2030 여성들의 공포감은 더욱 높아갑니다. 3년 전 ‘강남역 살인사건’ 역시 여성들이 그간 느껴온 일상적인 불안과 공포를 우리 사회의 화두로 던져 줬습니다. 불법 촬영에 대한 공포감은 또 어떤가요. 서울시 설문 조사에서 여성의 80%가 일상생활에서 불법 촬영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그렇다고 남성이 안전한 것도 아닙니다. 남성은 58%가 역시 불법 촬영에 대해 불안감을 느꼈거든요. 가장 불안한 장소로 남성이 숙박업소를 꼽았지만, 여성은 공중화장실을 골랐습니다. 김 대기자는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이 안전이라고 합니다.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을 허락해 달라고 말합니다. 시민들은 인터넷과 유튜브에서 자구책을 찾는데요. 여기서 정부와 경찰의 역할이 중요해집니다. CCTV 설치를 늘리고 여성안심귀갓길의 비상벨을 점검하고, 불법 촬영이 이루어지는 업소의 경우 엄하게 벌해달라고 주문합니다. 안전에 있어서 과잉이란 없겠죠.


4. 청년정치 시리즈 기획 기사를 내보냈던 한국일보의 김혜영 기자가 “의원님 전상서”라는 칼럼을 썼습니다. 이제까지의 기획기사를 총정리하면서 현재의 여의도 정치권에 당부하는 내용이네요. 꼭 청년만이 청년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는 아니라고 합니다. 생물학적 나이만 청년일 뿐 의지와 능력이 없는 청년도 있고, 반대로 청년을 위해 노력하는 정치인인데 나이가 많을 수도 있고요. 청년 문제가 청년 문제의 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전반적인 경제 정책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청년만 나선다고 될 일도 아니고요. 정치권 고령화를 세대 간의 투쟁으로 보는 것도 경계합니다. 하지만 우리 정치권이 청년을 너무 모른다는 점에 기자는 주목합니다. 정당 청년조직 출신들은 ‘다시는 여의도에 발도 안 붙인다’고 말합니다. 인재 양성과 재생산에 관심이 없거나 ‘표가 안 된다’는 논리로 청년들을 좌절시켰던 기성 정당의 행태 때문입니다. 겨우겨우 대표선수가 된 청년 정치인이 나름의 성과를 내도 평가를 박하게 합니다. 기자는 현역 기득권 강화, 손쉬운 엘리트 충원, 거대 양당 구조에 안주하려는 이들을 향해 이렇게 외칩니다. “‘애들은 나중에’를 외치는 귀하의 정치, 목표가 무엇입니까. 국민과 닮은 의회, 견실한 정치 발전, 내 삶이 나아지고 있다는 감동의 정치도 언제까지 ‘나중’이어야 합니까”라고요. 애들, 여성, 노동자, 고졸자, 빈자, 소수당... 이들은 ‘나중’이 아닌 ‘지금’ 우리의 현실입니다. 국회가 더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담는 민의의 장으로 수렴되어야 하겠습니다.


5. 희망이 없지는 않습니다. ‘투머치토커’ 캐릭터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최초의 한국인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자가 됐습니다. 자신도 “공 던지는 기술 하나로 미국에 진출했던 스타트업”이라면서요. 최초의 한국인 메이저리거로서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기도 했던 그도 청년이었지요. 그는 “미국에 진출했을 때의 경험과 그 과정에서 겪는 역경을 극복하는 방법 등에 대해 다양하게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합니다. 최근 자유한국당의 영입 리스트에 오르면서 대중의 관심을 모았던 정계 진출설에 대해서도 “스타트업계 젊은 청년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청년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실패했다고 다 안 좋은 게 아니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더 잘 될 수도 있다. 스타트업이 그런 정신과 철학을 가질 수 있게 얘길 해주고 싶다”고 말입니다. 진짜 청년 멘토는 이런 분이 아닐까요.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과유불급’이라고 조금만 덜 말씀해 주시길...



정국진 기자 kujjiny@usn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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