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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5-29 17:49:34
  • 수정 2019-08-08 15: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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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김군을 떠나보내며 우리가 지키고 만들어야 할 세상은 다시는 그 누구도 일 하다 죽는 사람이 없는 곳이었다.

-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원 정당당 씨


▲ 청중들 뒤 편으로 주최 측이 전시한 현장에서 안전 문제로 사망한 노동자들의 면면. <사진: 김남미 기자>


【미디어내일N 김남미 기자】두 청년 노동자의 죽음이 맞닿았다. 어제(28)은 구의역 김 모씨가 19세의 나이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지 3년째 되는 날이었다. 같은 날, 수원 공사 현장 엘리베이터에서 추락사한 26살 청년 일용직 노동자 김태규 씨는 49재를 맞았다. 광화문 세종로 소공원 앞에서 이들을 기리는 추모 문화제가 열렸다.


2017년 구의역 김 모씨,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용균, 2019년 고 김태규. 해마다 기억해야 할 이름이 갱신된다. 이들은 하청, 일용직 노동자였다.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잇따른 죽음은 가장 약한 자리의 노동자들이 가장 극단의 위험 속으로 떠밀리는 현실을 비춰냈다.


구의역 사건의 여파로 김 모씨가 소속된 서울교통공사의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고 김용균 노동자 죽음 이후, 산업안전보건법은 30여년 만에 전면 개정 되었다. 그러나 개정 이면에 하위법령 후퇴라는 한계가 있다. 절벽 끝에서 겨우 반걸음 내딛었을 뿐, 목숨 내놓고 일하는 취약한 노동 조건은 변함없다.



▲ 전국건설노동자 경기 지부 사무국장 노환위원장 황경식 <사진: 김남미 기자>



전국건설노동자 경기지부 황경식 사무국장은 최근 경기 이천 하이닉스 현장에서 건설 노동자 1명이 스카이라는 장비에서 사망한 사고를 언급하며 그동안 사망사고를 쭉 정리해보니 15년 이후 이번 사건까지 SK 하이닉스 증축 공사에서 6명이 사망했다. 이 뿐만 아니다. 지난 토요일, 살인 기업 포스코에서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발언 중인 무대 옆쪽에서 근 몇 년 간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의 사망 사유를 일일이 적은 플랜카드가 나부꼈다.


문재인 정부는 2022년까지 산재사망을 절반 이하로 줄이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황 사무국장은 얼마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작년 사망사고 1위부터 몇 위까지 해당하는 기업들, 포스코나 현대 건설 사장 등을 불러서 산재 사고 줄이겠다 서명하고 캠페인 걸 봤다고 말하며 건설 현장은 불법 다단계 하도급과, 절대적으로 공기(공사 기한)에 맞추는 관행으로 이뤄지고 있고 그 속에서 한 해에 500명이 넘는 건설 노동자가 죽어간다. 이런 캠페인 식 행사로 산재 사고가 줄어들 리 없다. 현장에서 불법 다단계 하도급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날, 고 김태규 씨의 누나 김도연 씨도 직접 발언에 나섰다. 그는 동생의 죽음 이후 겪은 사건 은폐가 의심되는 정황들에 대해 상세하게 전하며 은하종합건설은 사건 이후, 앞에서는 뵙고 싶다 말하고 뒤에서는 합의를 종요하고 있다. 안전화, 안전모 미지급 하고, 안전대 등 추락 방지 장치 없이 엘리베이터를 열고 운행한 은하건설은 명백한 살인기업이다라고 일침했다.


유가족들이 피가 채 마르지도 않은 현장을 직접 조사했다. 슬퍼할 시간도 없었다. 앞으로 무엇을 보고 들을지 무섭고 두렵다. 하지만 이건 저희 태규만의 일이 아니다. 누군가의 가장, 가족이 또 다시 이렇게 죽고 진상이 감춰질 거라 생각하면 우리 가족만의 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다른 가족들이 뼈저린 아픔 겪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현장 만드는 것, 우리 아들 용균이, 그동안의 수많은 죽음들, 헛되이 만들지 않는 게 내 마지막 소망이다라며 앞길 창창한 청년들이 사회 구조적 요인으로 죽지 않도록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어서 기업들이 큰 잘못을 하면 큰 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더 이상 기업이 안전 문제를 무시하지 못 하도록 우리 유가족들이 똘똘 뭉쳐서 싸우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김남미 기자 nammi215@usn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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