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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4-17 18:04:33
  • 수정 2019-08-12 11:4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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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내일N 남상오 기자 / 김남미 기자】우리는 선거가 다가올수록 청년이라는 단어를 유난히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선거 때만 되면 ‘청년’이란 말을 무슨 마법의 주문인양 입에 달고 다닌다. 언론도 예외가 아니어서 ‘청년’을 선거때마다 무게감 있게 다루고 있다.


청년과 청년정치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는 일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알려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우리에게는 이 시대의 청춘은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미래를 꿈꾸는지 살펴야 할 의무가 있다. 청년정치를 더욱 고민하고 성찰하면서 발전시킬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청년이 하는 정치만이 진정한 ‘청년정치인가?’라는 아주 단순한 물음에서 시작한 미디어내일N의 청지기 인터뷰, 오늘은 청년정당인 미래당 김소희 공동대표와 함께 청년정치의 본질 탐색하는 두 번째 시간을 마련했다.


▲ 김소희, 정치인의 자질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누군가의 삶에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느냐`하는 공감능력이다. <사진=남상오 기자>



모든 정당들이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청년 정치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기존 정당에서는 정치학교라는 것이 선거에 출마 시 이력서 기재용 혹은 당내 정치인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라고 비판을 받기도 한다. 미래당도 ‘공감학교’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정치학교가 아니라 공감학교를?


김소희 대표는 “정당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큰 틀에서 보면 유명 스타 정치인들이나 관련 분야 전문가들을 초빙해 강의를 듣는 등 일정 교과 과정을 수료하면 졸업하는 형태다”라며 “해당 정당이 얼마나 힘이 있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정치학교 졸업자에게 여러 특전을 부여하면서 청년정치를 키우는 것은 좋은 일이다”고 각 정당의 정치학교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대표는 “다만 이런 방식이 정말 청년 정치인을 키우는 커리큘럼인가라는 의문은 가지고 있다”면서 “더 큰 문제는 기존의 정당정치학교가 ‘말하는 사람’만 있고 ‘듣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분야에서는 청년 친구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당의 청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기성 정당들이 이 부분을 놓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 ‘공감학교’”라고 말했다.


미래당의 ‘공감학교’에서는 임의로 선정하는 특정 강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공감학교의 담당자가 강사를 섭외하는 방식은 다른 정치학교와 같으나 대상을 그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 활동가들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미래당의 공감학교에는 강사가 없다. 지역에 맞는 청년 활동가를 초빙하거나 참여자들이 직접 누구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고 요청하면 그 사람을 섭외하는 형태다”며 “이런 방식의 장점은 참여자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듣고 거기에 공감하기가 쉽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로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능력과 강한 리더십 등도 꼽을 수 있겠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누군가의 삶에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느냐’ 하는 공감능력이다”라며 “타인과 공감할 수 있을 때 진심이 전달되고, 진짜 정치의 힘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정치가 변화하고 발전하는데, 기성 정치인들은 자기 이야기만하고 자신의 이야기만 옳다고 한다”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공간이 정당이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이 정치가 해야 할 역할이다”라고 설명했다.


청년들은 자기를 이야기할 공간이 없다. 1인가구화가 가속되고, 본인들은 유튜브 등을 통한 간접경험을 소비하면서 스스로 파편화돼가고 있다. 동네 친구도 없고, 커뮤니티도 부재하다. 청년들은 점점 사회에 소외되어 가고 있다.


공감학교, 공동체의 복원


김 대표는 공감학교에 참여하신 분들은 한결같이 “오길 잘했다”라며 높은 만족도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래서 공감학교는 “공동체를 복원하는 역할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기존 정당에 널리 퍼져있는 상명하달식, 수직적 소통구조를 공감학교를 통해서 수평적 소통구조로 변화시키고 있다.


김 대표는 “공감학교는 3기째를 운영하고 있다. 1기를 시작했을 때 300명 정도 왔지만 지역별로 10∼15명 정도로 추렸다. 공감학교 주인장이 끌고 나갈 수 있는 규모는 딱 10명 정도다”면서 “학교를 열고 학생이면 학교 얘기, 회사원이면 회사 얘기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다보면 다양한 공감대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아, 정말 구조와 시스템의 문제가 있구나 하고 사고가 확장 된다”라고 했다.


그는 “가끔 강의도중 지방선거 같은 이야기를 하면 대뜸 ‘우리나라 맥주가 맛이 없는 게 세금 때문인 거 아느냐?’ ‘도수에 따라 매겨지는 세금이 이상하다’ ‘맛있는 맥주 만드는 법은 왜 안 만드나?' 등 정치에서 아무도 하지 않는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질문하고 토론하는 모습이 굉장히 신선하다. 기존 정치학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다”며 “취업을 위해 공공기관에서 개최하는 사설 컨설팅에 참여하는 청년들도 쓸 데 없는 데 돈 쓰지 말고 차라리 여자들이 관심 있는 퍼스널 컬러 등을 지도하는 일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들으면서 신선했고 청년들이 생각하는 날 것의 니즈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 ‘이런 건 왜 정치에서 못 다루지?’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되게 좋았다”라고 했다.


미래당은 대학생위원회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미래당은 청소년 커뮤니티 운영에 치중한다.


김소희 대표는 “정치는 다음 세대를 키우는 데 본질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나라 정치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 중의 하나가 10대 때 정치가 부재하다는 사실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유와 토론을 통한 자기주도식 교육대신 주입식 교육으로 채워지고, 토론하고 연대를 통한 문제해결 대신 경쟁으로만 채워지는 대한민국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이에 미래당은 청소년들이 정치를 교육하고 공부할 수 있고, 얘기할 수 있는 장을 만들게 되었다. 그는 “행사를 하려고 해도 부모님 동의가 필요하고. 법적으로 청소년 당원이 인정이 안 되는 부분”을 지적하면서, “다른 청소년 단체 자문을 받아보고 공감학교 청소년반에서 쌓은 운영 노하우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 진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18세 선거권 하향, 교실을 정치판으로 만들거냐?


보수진영은 항상 선거연령 하향에 대해 ‘교실을 정치판으로 만들 거냐?’고 비판한다. 거의 무논리에 가깝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공감을 표시하기도 한다. 가뜩이나 싸움질로 날을 새우는 국회의원들을 보고 질린 마음에 학생들까지 그 지저분한 싸움판에 들어서야 되겠냐는 물음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단호하다. 그는 한마디로 “정치판으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명쾌하게 반론한다.


그는 “보수진영이 정치로 국민들을 늘 그렇게 이용해먹었으니까 사고방식이 그렇게 밖에 안 흘러간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면서 “유럽의 많은 나라들에서는 10대의 정당 가입이 자유롭다. 아이들끼리 정치 토론도 한다. 미국 대선 때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토론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무척 인상적이었다. 서로 열띤 토론을 하면서 트럼프는 어떻고, 힐러리는 어떻고... 주장이 격렬했지만, 토론에 임하는 자세가 모두 훌륭했다. 우리도 그런 장을 만들어야 한다. 아이들이라고 그렇게 순진하지만은 않다. 어른들이 찍으라고 한다고 무작정 찍지 않는다. 더 많은 권한을 줘야한다”고 설명했다.

미래당은 선거권 18세 주장은 시작이고 만16세까지 선거권을 더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례로 교육 받는 당사자가 투표권을 갖게 되면 지금 교육정책이 획기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지금의 교육 정책은 기성세대가 설계하고 강요하는 시스템이다. 이제는 부모님의 욕망이 아닌 청소년들 원하는 방향으로 교육 정책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미래당은 주장하고 있다.


김소희 대표는 선거연령과 더불어 중요한 사항이 ‘피선거권 하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기 때 공동대표였던 이성윤 씨가 선거 출마를 준비했는데 4개월이 부족해서 출마를 포기한 경험이 있다. 이를 부당하게 여겨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 지금도 피선거권 기준이 만 25세로 정해진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추측컨대 그쯤 되면 군대도 갖다왔고 대학도 졸업할 나이니까 정치도 할 수 있다는 뜻인 것 같다. 그렇다면 정치는 군대를 갔다와야만 할 수 있다는 건가? 말이 안된다. 선거라는 것은 선거권이 생기는 순간 남도 뽑을 수 있지만, 당사자도 출마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공감이고 정책이다.



▲ 김소희, 정치는 특별한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사진 = 남상오 기자>


김소희 대표는 지난 지방선거 때 도봉구 구의원으로 출마했었다.


김소희 대표는 예비후보시절 빨간 바지를 입고 명함을 돌렸다고 한다. 그 빨간 바지 때문에 ‘자한당 이냐?’는 소리를 참 많이 들었다고 한다. 더불어 그만큼 더 많은 주민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가졌다고 한다.


김 대표는 청년들과 이야기하면서 느꼈던 것은 “청년이 투표에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정치에 무지하다는 사실”이라고 한다. 대부분 갓 선거권을 얻은 청년들은 자기 주장이 분명했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불합리한 일에 대한 비판을 거침없이 쏟아 냈지만, 동시에 정치가 자신들 삶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시말해 변화를 위해서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하는 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20살 언저리의 친구들이 이렇게 방관자로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간단했다. 학생과 청년 사이 공백기에서 누구도 정치와 선거를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10대 때는 공부만 하라고 해놓고 막상 스무 살이 되니 ‘투표라는 걸 해볼래?’ 한다. ‘너는 어느 정당을 지지하니’ ‘너의 정치색은 뭐니?’ 준비 안 된 청년들에게 얼마나 어렵고 무서운 질문일까.


이 친구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가 부재하다. 청년정치는 다양성이라는데 이들에게도 필요한 정치적 영역이 있고 그들이 두드리고 알아야 하는 정치적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김 대표는 “미래당은 원외 정당으로서 존재가치는 이러한 인식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다시말해, “미래당은 청년정치를 살리고 청년 세대에게 맞는 정치 화법과 정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라는 점을 체득했다고 한다.


그래서 선거제도개혁이 절실하다.

이제좀 살아남아봐야겠다.


우리나라 선거는 ‘공정 선거’라는 명목 하에 치러지지만, 청년들에게는 너무 불리하다. 또한 바뀐 플랫폼이나 사회적 환경에 선거법이 제대로 따라오질 못한다. 페이스북으로 유료 광고하면 불법일 정도다. 너무 경직돼 있다. 선관위는 나름 시대의 흐름에 맞게 여러 제도를 고치려고 하지만, 기성 정당들이 반대해서 힘들다고 하소연 한다.


김소희 대표는 “정치인도 사람인데 출마를 한 순간 괴물이 돼 버린다”고 말한다. 즉 대중에게 정치인은 하나의 인간이 아닌 고유명사 ‘정치인’으로만 인식된다.


정치권에서 언어폭력이 난무하고, 소신을 지켜도 돈이 없으면 정치는 지속이 불가능하다는 답답함을, 가진 자만이 살아남아 정치를 하는 생태계에 굉장히 큰 절망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는 “나쁘고 강한 자만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선거제도”이기에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선거제 개편”을 끊임없이 이야기해오고 있다.


또한 그는 “정치가 별 거 아니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비록 부족하다고 비난 받을 수도 있고 때로는 서투르다고 욕도 먹을 수 있지만, 사람들 삶에 다가가 공감하고 진심으로 하는 정치, 그에 대한 믿음으로 미래당의 공동대표에 출마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어 그는 “이제 문제는 우리가 주장하는 정치를 제도권 하에서 어떻게 잘 풀고 만들어내느냐 하는 것이다. 혼자 힘으로만 되는 게 아니니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 시작의 구심점이 미래당이기를 희망한다고 말한다


김소희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3개월간 여행과 산행을 하면서, ‘정치 왜 해?’라는 질문을 본인에게 끊임없이 했다고 한다.


그 결과 그는 답을 찾았다고 한다. 정치는 것은 자기 삶을 희생하고 비난받는 일이기도 하지만 김 대표는 “정치는 행복하려고 한다”는 답을 얻었다고 한다. 정치가 행복을 말하고 희망을 말하려면 내가 행복하고 미래를 꿈꾸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남상오 기자 wisenam@usnpartners.com

김남미 기자 nammi215@usn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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